"사대문 안 승용차는 제한하는 것이 큰 원칙"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개장한 서울로 고가 보행길 '서울로 7017'을 가리켜 "큰 영감을 주는 도시의 변화"라고 15일 평가했다.
박 시장은 이날 열린 서울시의회 제274회 정례회 시정 질문에서 이혜경(자유한국당·중구2) 시의원의 관련 질문에 "중구 중림동·회현동·남대문시장이 얼마나 노후·낙후됐느냐. 이곳이 빛을 보게 된 것"이라며 "영국 '더 가디언'지도 '런던이 하지 못한 것을 서울시가 했다'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나아가 "주변 지역 상가나 주택 가격이 너무 올라서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과 상인이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우려될 정도"라며 "그야말로 지역에 볕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혜경 의원에 따르면 서울로 7017 조성을 비롯해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과 남대문시장 활성화 등을 추진하던 '서울역일대종합발전기획단'은 이후 '서울로 7017 운영단'으로 바뀐다.
박 시장은 이에 대해 "그동안은 서울로 7017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것을 유지·관리하고, 더 나아가 서울역의 종합적 개발·여러 보행도로·남대문시장 재생 등을 종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로 7017 공사가 끝나 기획단을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유지·관리에 방점을 찍은 '전환'이라는 설명이다.
또 보행로에 심어진 일부 식물의 상태를 우려하는 지적에는 "2만3천 주를 심다 보면 그런(식물이 힘이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작은 화단에 심어도 식물이 마르는 경우가 있다. 차츰 가다듬어 가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박 시장은 세종시 정부청사 옥상 공원 3.6㎞ 구간을 만드는 데 90억원이 든 것과 비교하면 1.2㎞ 길이의 서울로 7017 공사에 600억원 가까이 들인 것은 과하다는 이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맞받아쳤다.
박 시장은 "세종시 정부청사는 최근 완공된 (건물) 옥상에 그냥 만든 것"이라며 "서울로 7017은 위험을 고려한 안전 조치에 예산이 거의 다 들어갔다. 비용 비교 자체가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낡은 고가 도로를 보수하는 등 안전 투자에 예산 대부분이 투입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박 시장은 최근 도심 사대문 안이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지정된 가운데, 교통 정책에 대한 자신의 철학도 밝혔다.
박 시장은 우창윤(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의원의 관련 질문에 "사대문 안 자동차, 특히 승용차는 가능하면 제한한다는 것이 우리의 큰 원칙"이라며 "점진적이지만 혁명적으로, 과거에는 꿈도 못 꿨던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 사례로 종로 중앙버스중앙차로 도입, 세운상가 보행 전용로 조성,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보행 도시' 정책은 당장 불편하다 보니 시민이 조금은 싫어하실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빛이 날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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