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방송인 해니티 "뮬러 특검 사임해야"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러시아 게이트' 의혹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죄를 저질렀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친(親)트럼프 인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당시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트럼프 측근들의 러시아 내통 의혹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는 압력을 넣은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사법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
특히 사법방해죄는 중범죄에 해당하며, 위반시 미 대통령 탄핵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수사의 향방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거취에 중대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15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서 "뮬러 특검이 이제 확실히 창 끝을 명백하게 드러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파괴하거나, 적어도 대통령 임기를 망치고 불구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깅리치 전 의장은 뮬러 특검이 임명됐을 때만 해도 "그는 흠 잡을 데 없는 사람"이라며 "최상의 선택"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지난주 뮬러 특검팀에 야당인 민주당과 가까운 인사들이 여럿 포함되자 태도를 바꿔 "뮬러 특검이 민주당 인사들만, 나쁜 사람들만 쓰고 있다"고 비판을 가하기 시작했다.
보수 성향 뉴스채널 폭스뉴스의 인기 진행자인 숀 해니티는 뮬러 특검의 자진 사임을 요구하며 '트럼프 구하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해니티는 이날 방송에서 뮬러 특검과 그를 임명한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뮬러 특검에 대해서는 수사 대상인 코미 전 FBI 국장과 '영원한 친구'(BFF) 사이이기 때문에 제척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이댔다. 해니티는 "이익 충돌은 연방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해니티는 또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죄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보도한 워싱턴포스트(WP)도 겨냥했다.
그는 "(WP가) 또 익명의 출처를 인용해서 보도했다, 마치 최근에 전혀 잘못이 없었다는 듯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인용한 비우호적인 보도에 '가짜뉴스'라는 딱지를 붙여 비판하는 친트럼프 진영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WP는 지난 14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게이트 의혹과 관련해 사법방해죄를 저질렀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뮬러 특검은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 진술서를 확보했고,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한 이유나 러시아 스캔들 수사 우려 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바깥 인사들에게 한 얘기도 수집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또 이번 주부터는 대니얼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리처드 레짓 전 NSA 부국장 등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외압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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