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빛을 쪼여서 말라리아의 원인 기생충을 제거하는 새로운 치료법이 나왔다.
16일 고려대 구로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임채승 교수팀과 연세대학교 이과대학 화학과 김용록 교수팀은 '광역학치료'가 말라리아의 원인 기생충인 적혈구 내 열원충을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 응용재료 및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3월 29일자에 게재됐다.
광역학치료는 빛에 반응하는 이상 세포를 골라 죽이는 치료 방법이다. 광과민제를 혈액에 주사한 뒤 적정 파장의 레이저광을 쪼여서 빛을 받은 광과민제의 화학 반응을 유도하고, 정상 세포를 제외한 말라리아 병원체와 세포를 죽이는 방식이다.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나노 크기의 광 기능성 나노입자(PFNs)에 광과민제를 붙여 말라리아 감염 혈액에 주입한 뒤 가시광선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이런 방식으로 말라리아 원충을 가진 적혈구만 선택적으로 불활성화시켜 제거했으며, 이후 8일간의 배양검사에서 적혈구 내 말라리아 기생충이 박멸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기존 약물에 내성을 보이는 말라리아의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봤다. 기존 약물은 물론 최근 개발된 치료제인 말라리아 치료제 '아르테미시닌'에도 내성을 보이는 다중약물내성(MDR) 말라리아가 출현하면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말라리아는 사람과 동물 사이에 상호 전파되는 인수(仁獸)공통감염병으로 세계적으로도 매우 강력한 전염병이지만 뚜렷한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광역학치료로 말라리아 퇴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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