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제주 10년] ② 유네스코 3관왕에 우뚝 서다

입력 2017-06-17 11:10   수정 2017-06-17 17:40

[세계자연유산 제주 10년] ② 유네스코 3관왕에 우뚝 서다

생물권보전지역, 자연유산 이어 지질공원 지정 '쾌거'

"세계인의 보물섬"…훼손 막고 지속가능한 이용 추구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전지혜 기자 =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전후해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지질공원으로 잇따라 지정되면서, 제주라는 단어 앞에 자연스럽게 수식어처럼 붙게 된 표현이다.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개 분야를 모두 석권한 건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사례다.

물론 국내로 한정하면 더 독보적이다.

세계자연유산 등재 지역은 국내에서 제주도가 국내 유일하다. 세계지질공원은 최근 등재된 경북 청송군을 포함해 2곳이고, 생물권보전지역 역시 제주도·설악산(1982년)·신안 다도해(2009년)·광릉숲(2010년)·고창(2013년) 등 5곳에 불과하다.

제주 자연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유네스코 3관왕' 타이틀은 과연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 생물권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 '3연타석 홈런'

제주도가 처음 유네스코 타이틀을 얻은 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2002년 12월이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계획(MAB)에 따라 생태계적 가치가 큰 곳을 지정한다. 무분별한 개발을 제한하고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 등 보호와 관리에 역점을 둔다.

제주도 생물권보전지역(830.94㎢)은 섬 전체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약 43.6%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보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핵심지역은 한라산국립공원 지역과 영천·효돈천 천연보호구역, 섶섬·문섬·범섬 천연보호구역, 서귀포도립해양공원 등 151.58㎢에 이른다.

한라산국립공원 인접 국유림과 서귀포도립해양공원 일부 등은 완충지역(146.01㎢), 해발 200∼600m 중산간 지역 중 도시계획을 제외한 지역, 영천·효돈천 양측 500m 구간 등은 전이지역(533.35㎢)이다.





2007년에는 화산섬 제주의 경관적·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한국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를 거뒀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지구의 역사가 담긴 곳, 희귀한 동·식물이 자라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곳, 경관이 아름다운 곳 등을 지정해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주에서는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거문오름, 김녕굴·만장굴, 벵뒤굴, 당처물동굴, 용천동굴)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라는 이름으로 등재됐다. 유산 면적은 제주 전체의 10%가량인 188.45㎢(핵심지역 94.75㎢·완충지역 93.7㎢)다.

세계유산 지역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한라산에 대해 유네스코는 "폭포와 다양한 형태의 기암괴석, 호수를 이룬 화구 등이 발달해 뛰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지구의 특징과 생성과정에 대한 역사를 밝혀줄 수 있는 증거를 간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동굴 천장과 바닥에 발달한 화려한 탄산염 동굴생성물들이 검은 동굴의 벽과 어우러져 세계 어느 용암동굴보다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자연유산 지정 2년 만인 2009년 11월에는 화산섬 제주의 독특한 지질환경이 지닌 가치를 인정받아 제주도 섬 전체가 한국 최초로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 타이틀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질공원은 한라산과 만장굴, 성산일출봉, 서귀포 패류화석층, 천지연폭포, 대포동 주상절리대, 산방산, 용머리해안, 수월봉, 우도, 비양도, 선흘 곶자왈 등 도내 지질명소를 아우른다.







◇ 생물권보전지역·자연유산은 '보호·관리', 지질공원은 '활용'에 무게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타이틀에는 청정환경과 자연과학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훼손을 막고 보전해야 하는 곳이라는 대전제 아래 이를 어떻게 관리해나갈지 각각의 권고사항이 담겨있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여러 요소를 효과적으로 보전하면서 지속가능한 이용을 허용하도록 한다. 보호에 역점을 두는 핵심지역, 생태적으로 건전한 연구·교육·관광을 추진할 수 있는 완충지역, 자연을 보전하며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는 전이지역으로 구분해 관리한다.

세계자연유산의 경우 보호와 관리에 초점을 둔다. 당사국에는 지정구역을 훼손하는 행위를 막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방안을 마련할 것이 권고된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 지정 당시 유네스코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권고사항은 유산지구 핵심지역 내 사유지 매입, 상업·농업활동 규제를 통한 자연훼손 금지 조치, 관광객의 효율적 관리, 생물 다양성 가치 조사·관리, 세계자연유산 범위 확대 노력 등이었다.







이에 비해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으로 뛰어난 가치를 지닌 지역을 보호하면서 이를 토대로 관광을 활성화해 지역 주민 소득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제주의 다양한 지질자원과 아름다운 자연경관, 지역 역사·문화·관광자원 등을 결합한 지질 트레일을 개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2011년에는 유네스코에서 '지질공원의 진수'라고 격찬한 제주시 한경면 수월봉을 비롯해 당산봉과 차귀도를 돌아볼 수 있는 '수월봉 트레일'이 엉알길·당산봉·차귀도 등 3개 코스로 처음 운영을 시작했다.

2014년에는 종 모양 화산암체인 산방산과 80만년 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 용머리 해안 일대를 둘러보는 '산방산·용머리 해안 지질 트레일' 등이, 이듬해에는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 주변 화산지형과 마을의 역사문화 명소,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성산·오조 지질 트레일'이 각각 개통됐다.

지질 트레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지오푸드(Geo Food), 기념품인 지오기프트(Geo-Gift), 농·특산물인 지오팜(Geo-Farm) 등도 개발해 지질 브랜드로 묶어 홍보하고 있다.

ato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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