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송환으로 북미접촉 데뷔 조셉 윤, 향후 행보 주목

입력 2017-06-16 10:44   수정 2017-06-16 11:57

웜비어 송환으로 북미접촉 데뷔 조셉 윤, 향후 행보 주목

한국계…작년 오바마 정부때 美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임명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평양을 전격적으로 방문, 북한에 억류돼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그의 고향인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로 데리고 돌아온 한국계 조셉 윤(57)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윤 특별대표는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인 지난해 10월 공식 임명됐으며,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임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번 웜비어 석방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웜비어를 비롯한 북한에 억류된 4명의 미국인 석방을 위해 5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북측 외무성 관계자들과 첫 접촉을 한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뉴욕에서 유엔주재 북한대사와 만나 협상을 벌였다.

12일에는 의료진을 대동하고 항공편으로 평양을 전격 방문, 이튿날인 13일 타고 갔던 항공편에 웜비어를 데리고 주일미군기지를 거쳐 미국으로 귀환했다.

평양까지 다녀온 윤 특별대표의 이번 대북접촉은 지난해 취임 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자신의 주 임무인 북핵 문제가 아닌 인질 석방을 주요 의제로 대북접촉 첫 데뷔를 한 셈이다.

특히 북핵 문제를 담당하는 윤 특별대표가 북한을 방북했다는 점에서 향후 그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인질 석방 문제로 북측과 첫 대면을 했지만, 윤 특별대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북미 양측 모두 향후 북핵 문제를 둘러싼 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없지 않다.

윤 특별대표는 오슬로 및 뉴욕 접촉에 이은 평양을 방문해서도 북측 인사들과 인질 석방문제 외에 북핵 등에 대한 탐색적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건장하던 웜비어가 억류 중에 혼수상태에 빠져서야 석방된 데 따른 미국내 여론 악화로 당장 북미간 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만만치 않다.

AP통신은 한국계인 윤 특별대표에 대해 1985년부터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오랜 아시아 전문가라면서 그에게는 이번 방북이 미묘하고 드문 북미 간 대화의 '절정'이었다고 보도했다.

또 윤 특별대표는 누구에게도 익숙한 이름이 아니었지만, 이번 방북을 통해 북한땅을 밟은 길지 않은 미국 관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가 웜비어의 석방을 끌어낸 것은 수개월에 걸친 '조용한 외교(quiet diplomacy)'의 결과라고 AP통신은 덧붙였다.

윤 특별대표는 한국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인 1963년 세계보건기구(WHO)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왔으며 영국 웨일스대와 런던정경대 대학원을 나왔다.

경제연구소 '데이터 리소스' 근무를 거쳐 1985년부터 외교관 생활을 시작해 한국과 태국, 프랑스, 인도네시아, 홍콩, 말레이시아 등지를 두루 거친 '아시아 전문가'로 통한다.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정무참사관과 정무공사로 두 차례 근무했다. 2013년 말레이시아 대사 부임 이전에는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수석 부차관보를 맡아 동아시아 정책을 총괄했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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