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강화도의 역사와 문화·자아와 살

입력 2017-06-16 10:12  

[신간] 강화도의 역사와 문화·자아와 살

트랜스내셔널 노동이주와 한국·TV를 움직이는 사람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강화도의 역사와 문화 = 이형구 지음.

고고학자인 이형구 선문대 석좌교수가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강화도에 남아 있는 역사 유적을 답사하고 쓴 책.

1990년대부터 강화도의 고인돌을 조사해 학술서 여러 권을 펴낸 저자는 "강화도의 역사는 한국사의 축소판"이라고 말한다. 선사시대 고인돌이 많이 남아 있는 데다 고려시대에는 몽골의 침입으로 인해 도읍으로 사용됐고,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등이 일어났던 현장이기 때문이다.

그는 강화도의 지리와 자연환경, 역사를 서술하면서 문화재가 원형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몇몇 고인돌은 방치돼 있고,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을 물리친 전등사 동문 계곡은 매립돼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저자는 "강화도는 항외(抗外)의 장으로 국가 호국의 성지"라며 "개발을 억제하고 역사 유적을 잘 지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녘. 232쪽. 1만5천원.

▲ 자아와 살 = 자콥 로고진스키 지음. 이은정 옮김.

근대 이후 서양 철학자들에게 '자아'는 주된 논제였다.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한 이후 학자들은 자아를 어떻게 확립할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 '자아'는 없애야 할 환영쯤으로 치부되는 시각이 생겼다. 라캉은 '인간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다'라는 명제를 내세웠고, 레비나스는 타자에 대한 무한한 책임을 강조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 교수인 저자는 자아의 회복을 주장한다. 그는 자아를 부정하려는 모든 시도는 모순에 부딪힐 수밖에 없고, 자아에 집착함으로써 발생하는 소외 현상은 '참된 자아'를 상정하는 작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자아(에고)를 '하나의 자아', '언제나 똑같은 자아'로 보지 말고 근원적으로 나뉘었지만 통합된 자아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로고진스키의 저서 중 첫 번째 우리말 번역본이다. 원서는 2006년에 출간됐다.

도서출판b. 510쪽. 2만8천원.


▲ 트랜스내셔널 노동이주와 한국 =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기획. 윤해동 외 지음.

한국인의 노동이주 역사와 현상을 구체적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본 논문집.

윤해동 한양대 교수는 한국의 노동이주를 일제강점기, 냉전기, 탈냉전기 등 세 시기로 나눠 분석한다. 일제강점기에는 홀로 강제동원되거나 가족이 만주로 이주하는 현상이 두드러졌고, 냉전기에는 독일이나 중동으로 돈을 벌러 가는 사람이 많았다. 탈냉전기에는 오히려 많은 외국인이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

1970년대 일본 오키나와에 한국인 계절노동자가 많이 들어갔다는 흥미로운 연구 논문도 실렸다. 당시 오키나와의 사탕수수 농장과 파인애플 통조림 공장에서는 3천500여 명의 한국인이 일했는데, 이들은 약속과 다른 대우와 열악한 노동환경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외에 1960∼1970년대 광부·간호사의 독일 취업, 아시아 이주 노동자의 한국살이에 대한 논문도 읽어볼 수 있다.

소명출판. 256쪽. 1만7천원.

▲ TV를 움직이는 사람들 = 민용기 지음.

방송사 PD 출신으로 TV독립제작사협회 회장을 지낸 저자가 1970∼1990년대 겪은 일들을 정리했다.

'여명의 눈동자', '사랑이 뭐길래', '조선왕조 500년' 등 다양한 드라마 제작에 얽힌 이야기들이 담겼다.

스타북스. 336쪽. 1만4천원.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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