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중국·칠레·인도네시아도 동결 대열에…달러·파운드화 강세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두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각국 중앙은행도 통화정책 방향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영국은 팽팽한 의견대립 속에 동결을 결정했고 스위스와 중국, 칠레, 인도네시아 등도 현행 금리유지 대열에 동참했다.
외환시장에서는 금리인상 기대가 커진 달러와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였다.
영국중앙은행(BOE)은 15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0.25%로 동결하기로 했다.
통화정책위원회 위원 8명 가운데 5명이 금리 동결에, 나머지 3명은 금리 인상에 표를 던졌다.
금리 결정을 놓고 찬반의 의견이 이처럼 첨예하게 갈린 것은 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영국은 2007년 7월 이후 금리를 올린 적이 없다.
대표적인 인상론자인 크리스틴 포브스 위원을 비롯해 나머지 2명의 위원은 영국의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오른 데다가 실업률이 낮다는 점에 주목했다.
영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동기 대비 2.9% 상승하며 2013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4.6% 수준이다.
하지만 섣불리 금리를 인상하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BOE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후 영국 경제가 불확실성에 빠지자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0.50%에서 0.25%로 한 차례 인하했으며 이후로는 줄곧 동결 중이다.
이보다 앞서 스위스중앙은행(SNB)은 예치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마이너스(-)0.75%로 동결했다.
칠레와 인도네시아도 기준금리를 각각 2.5%, 4.7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연준을 따라 시중금리를 일제히 올렸던 중국은 이번에는 동결을 택했다.
인민은행은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금리를 7일물 2.45%, 14일물 2.60%, 28일물 2.75%로 그대로 동결했다.
반면에 달러와 고정환율제를 적용하는 페그제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홍콩은 일제히 금리를 0.25% 포인트씩 인상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와 파운드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환산한 달러지수(DXY)는 15일 전날 종가보다 0.6%가량 더 오른 97.56을 보였다.
전날 96.32까지 빠졌던 달러지수는 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 직후 회복세를 보인 뒤 차근차근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 영향으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이날 오전 달러당 111.15엔까지 치솟았다.
엔화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영국 파운드화도 BOE가 금리 동결 결정에 진통을 겪었다는 보도 속에 강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이 조만간 영국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유로화 대비 파운드화 환율은 이날 BOE 결정 이후 1유로당 0.8723파운드로 떨어졌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16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0.21% 올린 달러당 6.7995위안으로 고시했다.
절하 폭은 지난 5월 19일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컸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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