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경포와 동해 망상 등 최대 규모 해수욕장에 고작 3곳씩 설치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동해안에서 너울성 파도로 말미암은 인명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 3일 동해 망상해수욕장에서는 물놀이를 즐기던 20대 남성 3명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렸다가 1명은 무사히 구조됐지만 2명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강원 동해안에서는 너울성 파도에 의한 사고로 8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너울성 파도는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구조에 사용할 해변의 인명구조장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해변에는 해경과 지자체가 설치한 인명구조 장비함이 있다.
이곳에는 튜브와 구명조끼가 보관돼 있어 만약의 사고 때 동료나 주변의 사람이 구조에 신속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근 인명사고가 발생한 망상해수욕장은 길이 1천140m, 폭이 100m에 이른다.
그러나 인명구조 장비함은 3곳에 불과하다.
인명구조 장비함과의 거리가 300∼400m에 이른다.
너울성 파도는 순식간에 사람을 멀리까지 휩쓸고 나가는 것을 고려하면 골든타임 내에 구조 장비를 갖고 와 구조하기가 쉽지 않은 거리다.
동해시의회 임명희 의원은 "망상해변에 비치된 인명구조 장비함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곳에 재배치할 수 있도록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길이 1천800m, 폭 80m로 동해안 최대 규모의 경포해수욕장에는 인명구조 장비함이 겨우 3곳에만 있다.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에 설치된 금연표지판보다도 적은 숫자다.
그나마 해수욕장 양쪽 끝과 중앙에 있다.
각 인명구조 장비함의 거리가 대략 600m에 이른다.
쉽게 보이지도 않는 거리다.
중간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뛰기 힘든 모래사장을 뛰어가 골든타임 내에 구조 장비를 갖고 와 구조에 긴요하게 사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포의 인명구조 장비함 3개는 규모가 작은 금진(800m)이나 안목(300m) 등과 같은 숫자다.
길이 800m의 사천진해수욕장에는 그나마 한 곳도 없다.
사천진해수욕장과 연결된 하평해수욕장 끝에 1곳이 있을 뿐이다.
해수욕장이 개장하면 안전장비가 대폭 보강되지만, 피서철을 제외한 나머지 시기에는 해변에 설치된 구조 장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보강이나 재배치가 시급하다.
시민 정모(36·강릉) 씨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경포해수욕장의 인명구조장비는 부족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라며 "현재 설치된 곳 사이에 최소 2곳 정도를 보강해 쉽게 접근하고 효율적이면서도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강릉시는 이번 피서철 안전사고 제로화를 위해 경찰과 해경, 소방, 안전요원 등 201명과 각종 인명구조장비 1천493개를 해수욕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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