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5천건 과태료 안내문…불만 민원 폭주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16년 전 고지서를 아무런 증빙자료 없이 내라는데 그저 황당할 뿐입니다."
강원 춘천 강남동에 사는 이모(49) 씨는 최근 시청으로부터 우편물 한 통을 받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우편물은 춘천시가 16년 전인 2001년 3월에 주정차 위반을 했다는 과태료 체납 안내문이었다.
이 씨는 "10년이 훌쩍 넘은 고지서를 당시 위반 사진 등을 첨부하지 않은 채 무조건 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만일 주차 위반이 확인됐다면 납부했을 텐데 당시 위반 장소가 맞는지 따져보는 기회조차 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게다가 과태료를 계속 내지 않을 경우 신용도 하락 등 불이익 처분을 받을 수도 있어 기분이 더 상한다.
시민 최모(53·여·퇴계동) 씨도 이 씨와 같은 '황당 고지서'에 불만이다.
2005년 7월에 주정차 위반을 했다며 과태료 체납 안내문을 받은 그는 2006년과 2008년 각각 1건의 체납 과태료가 더 있어, 모두 12만 원을 내야 할 처지다.
당시 고지서를 등기로 보내달라고 춘천시에 요청했지만, 당장 찾을 수 없다는 답변뿐이다.
춘천시가 불법 주정차 과태료 일제 정리를 목적으로 최근 10년이 넘은 체납 과태료 안내문을 무더기로 발송했다.
춘천시가 지난달부터 보낸 주정차 위반 과태료 체납 안내문은 4만5천여 건, 1만6천300여 명에 달한다.
체납액은 약 25억2천만 원이다.
게다가 일부는 위반 사실을 증명할 사진 등 근거가 부족하지만, 안내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인터넷 카페 등을 중심으로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통보가 없다가 증거 첨부도 없이 수년 만에 고지서를 갑자기 내라는 것이 무책임하다는 것이다.
또 납부했더라도 당시 영수증을 찾기 어려운 탓에 증빙하기가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시민은 경찰에 보이스피싱 신고까지 알아보는 해프닝을 빚어지는 등 파장은 커지고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지난달 보낸 것은 가상계좌 등이 적힌 주정차 위반 과태료 체납 안내문"이라며 "지난해 일부가 나갔고, 올해는 과태료를 정리하고자 전체 자료에 대해 보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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