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이혼 소송 중인 아내를 살해 후 시신을 불에 태워 훼손한 비정한 남편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이다우 부장판사)는 16일 살인 및 사체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한모(53)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재혼한 배우자를 살해한 뒤 범행을 은폐하려고 사체를 손괴하는 등 죄질과 범정이 매우 좋지 않다"며 "유족에게 극도의 슬픔과 고통을 준 점, 피고인의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점 등으로 미뤄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처음부터 살인을 계획한 것이 아니라 우발적 범행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한 씨는 1월 2일 오후 3시께 춘천시 동산면의 공원묘지에서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 김모(52) 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양손으로 아내의 머리를 옹벽에 수차례 부딪치게 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시신을 자신의 승용차에 싣고 홍천군 내촌면의 빈집으로 이동한 한 씨는 사건 당일 오후 6시께 부엌 아궁이에서 시신을 불태워 훼손했다.
한 씨는 경찰에서 "아내를 좋은 곳에 보내주려고 아궁이에 장작을 넣고 그 위에 시신을 가부좌 자세로 올려놓은 뒤 등유를 부으며 3시간가량 태웠다"고 진술했다.
타고 남은 유골은 빈집 아궁이 옆에 묻거나 인근 계곡에 유기했다.
아내 시신까지 불태운 한 씨는 오후 10시 40분께 자신의 차량에 묻은 혈흔을 지우고자 셀프세차장에서 세차용 압력분무기로 뒷좌석에 물을 쏘아대며 마지막까지 범행 흔적을 지우려 했다.
자칫 '시신 없는 살인사건'이 될 수 있었던 이 사건은 시신 소훼 현장에서 발견된 아내 김 씨의 소지품과 타고 남은 유골 등 결정적인 증거 앞에 결국 한 씨의 자백으로 일단락됐다.
아내와 이혼 소송 중이던 한 씨는 교통사고로 숨진 김 씨 오빠의 묘 이장 문제로 다투다가 아내가 재결합 요구를 거부하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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