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 확대도입 '결국 없던 일로'…노사 자율에 맡긴다

입력 2017-06-16 16:32   수정 2017-06-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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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연봉제 확대도입 '결국 없던 일로'…노사 자율에 맡긴다

박근혜 정부서 의결한 성과연봉제 권고안 폐기…기관평가에도 반영 안해

몇 개월 만에 정부 입장 180도 바뀌면서 정책 신뢰성 훼손 비판도




(세종=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박근혜 정부에서 공공부문 개혁의 일환으로 밀어붙였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도입이 새 정부 출범 이후 결국 없던 일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반영한데 따른 것이지만 정부 정책이 불과 수개월 만에 손바닥 뒤집듯 바뀌면서 정책 신뢰성을 크게 훼손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6일 김용진 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관련 후속조치 방안'을 의결했다.

말은 '후속조치'지만 실제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 폐기를 뜻한다.

공운위는 우선 성과연봉제 권고안의 이행기한을 없애고 각 기관이 기관별 특성과 여건을 반영해 시행방안 및 시기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노사 합의 없이 이사회 의결만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기관은 성과연봉제 관련 취업규칙을 재개정해 종전 보수체계로 환원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노사 합의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기관은 성과연봉제를 유지하거나 변경하는 방안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대부분 공공기관의 노조나 직원들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해온 만큼 사실상 성과연봉제 확대도입은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공운위는 또 이날 회의에서 당초 기한 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적용키로 한 인건비(2017년분) 동결 등 페널티를 없애고, 2016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관련해서도 성과연봉제 관련 항목을 제외하도록 했다.

당초 공운위는 100점 만점인 경영평가에 3점을 성과연봉제 관련 항목으로 채우고 지난해 조기 도입한 기관에는 1점의 가점을 부여키로 했었다.

공운위는 기관이 보수체계를 성과연봉제 권고안 이전으로 환원하거나 권고안보다 완화된 기준으로 변경하는 경우에는 이미 지급한 조기이행 성과급과 우수기관 성과급을 노사 협의 등을 통해 반납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역시 '노사협의 등을 통해 반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만 규정해 사실상 성과급 반납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성과연봉제 확대도입 폐기는 사실상 정권 교체 이후 정부 정책이 180도 바뀐 첫 번째 사례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해 1월 정부는 공운위를 열고 2010년 6월 간부직에게만 도입된 성과연봉제를 최하위직급을 제외한 비간부직(4급 이상)까지 확대하고 이를 도입하는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경영평가 때 혜택을 주는 내용의 권고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권고'라고 했지만, 공기업은 상반기까지, 준정부기관은 연말까지 도입하라는 기한을 정하고 밀어붙이면서 불과 4개월 반 만인 6월 10일까지 대상이 된 120개 공공기관이 모두 성과연봉제 확대를 조기 도입했다.

이중 48개 기관이 노사 합의 없이 사측이 일방적으로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 일부는 법원 소송으로 이어지는 등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3월 공무원노조총연맹(공노총) 출범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분명히 약속드린다. 공공부문 성과연봉제와 성과평가제를 즉각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공부문 개혁을 내걸고 추진하던 성과연봉제 확대도입과 관련한 입장을 수개월 만에 180도 바꾸면서 정책 신뢰성을 크게 훼손시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성과연봉제는 공공부문 개혁의 일환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방만경영을 막기 위해 도입하려던 것"이라며 "정권에 상관없이 항구적으로 추진해야 하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이를 뒤집는 것은 '코드맞추기'이자 정책 신뢰성에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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