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대응 부실로, 비리로'…또다시 고개숙인 경찰 총수

입력 2017-06-16 16:21   수정 2017-06-16 16:44

'현장대응 부실로, 비리로'…또다시 고개숙인 경찰 총수

역대 청장들 각종 논란 때마다 대국민 사과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이철성 경찰청장이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에 대해 16일 경찰 조직을 대표해 공식 사과했다. 이처럼 경찰 총수들이 경찰과 관련한 여러 현안 때문에 국민에게 고개를 숙인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경찰 직무는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는 데다 대국민 접촉면이 넓고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강제력을 수반한다.

이런 조직 특성상 경찰이 저지르는 잘못의 사회적 파장도 클 수밖에 없어 대국민 사과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백남기씨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된 경찰 관계자 중 한 명인 강신명 전 청장은 작년 6월 부산지역 학교전담경찰관(SPO) 2명이 여고생과 성관계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자 대국민 사과문을 냈다.

강 전 청장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어린 학생을 돌봐야 할 경찰관이 책무를 어기고 부적절한 행위를 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약속했다.

조현오 전 청장은 2012년 4월 경기도 수원 '오원춘 사건'의 경찰 초동대응 부실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경찰의 무성의함이 이런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고 축소와 거짓말로 국민에게 실망을 끼쳤다"고 사과했다.

2007년에는 김승연 한화 회장 보복폭행 사건 수사와 관련한 로비·은폐 의혹이 불거져 이택순 당시 청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사과 성명을 내고, 경찰청이 부정청탁 근절과 수사 공정성 제고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허준영 전 청장은 2005년 경찰의 시위진압 과정에서 농민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진 뒤 "인권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경찰이 소임을 다하지 못한 데 깊이 자책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 일로 결국 자진사퇴했다.

2004년에는 연쇄살인범 유영철 호송 과정에서 유씨에게 달려들던 피해자 유족에게 경찰이 발길질하는 사건이 발생, 최기문 당시 청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또 한 번 유족에게 아픔을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철성 현 청장 취임 이후에도 전북 완주 '삼례 3인조' 강도치사사건과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피고인들이 재심에서 연이어 무죄를 선고받자 경찰청이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를 사과·반성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pul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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