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납치돼 결혼까지 한 여성이 지난해 나이지리아군에 구출돼 풀려났지만, 그 무장단체에 복귀한 것으로 우려된다고 아프리카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아프리카 뉴스매체 '올아프리카' 등에 따르면 지난해 나이지리아군 급습 작전으로 보코하람으로부터 풀려난 아이샤(25)가 지난달 나이지리아 북부 보르노주 마이두구리에 있는 가족의 집에서 사라졌다.
아이샤는 3년만에 보코하람에서 벗어나 9개월간의 재활·순화 프로그램을 지난 2월에 마친 여성 70명 중 한 명이다. 아이샤의 남편은 보코하람의 고위급 사령관으로 알려졌다.
아이샤의 여동생 빈투 예리마(22)는 "언니가 보코하람 대원 남편 사이에 낳은 남자 아기와 그녀의 옷가지 등을 챙긴 뒤 사라졌다"고 말했다.
예리마는 이어 "언니는 집을 나서기 전 한 여성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며 "그 여성은 자신이 삼비사 숲으로 돌아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삼비사 숲은 보코하람이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에서 주요 근거지로 삼은 지역 중 한 곳이다.
아이샤가 실종된 후 그가 통화했던 여성의 전화기는 꺼져 있었다.
현지 언론은 이러한 정황으로 봤을 때 아이샤가 보코하람에 복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서 재활·순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님(Neem) 재단의 파티마 아킬루 심리학자는 자신의 치료를 받았던 여성 중 일부가 보코하람으로 돌아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아킬루는 이어 "그 조직에 여전히 아버지나 남편, 아들이 있다면 그들(여성들)은 자신들이 속했던 곳으로 복귀해 재결합하기를 원할 수 있다"고 했다.
보코하람은 2009년 이후 나이지리아 등지에서 수천명의 여학생과 여성을 납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4년 4월에는 나이지리아 동북부 치복 지역의 학교 기숙사에 침입해 여학생 276명을 강제로 끌고 갔다.
나이지리아 정부 협상 끝에 먼저 석방되거나 탈출한 여학생들도 있으나 행방이 묘연한 인원도 상당수다. 지금도 100명 이상이 여전히 보코하람에 붙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코하람에 억류된 여학생 중 상당수는 강제로 보코하람 대원들과 결혼해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 동북부를 거점으로 삼는 보코하람은 2009년 이후 정부군, 친정부 민간인을 겨냥해 폭탄, 총기로 줄곧 유혈 사태를 일으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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