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초보 주식 투자자인 직장인 A 씨는 넷마블게임즈가 상장 직후 공모가(15만7천원)를 밑돌자 매수 기회로 보고 주식을 샀다.
주식시장은 상승세였고 넷마블게임즈는 상장되자마자 코스피200에 편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약 경쟁률이 29.17대 1로 높았고 기업 규모도 상당한 수준이어서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다. 실적 전망도 어둡지 않았다.
그러나 주가는 떨어졌고 A 씨는 '큰 손실'을 보고 있다. 아직 '손절매'를 못했다는 그는 "리니지2레볼루션 중국 출시와 하반기 신규 게임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말라 죽는 것 같다"며 애간장을 태우듯이 말했다.
코스피(유가증권시장) 공모주에 투자한 개미들이 눈물을 짓고 있다.
올해 비교적 상승세가 더뎠던 코스닥에 상장된 공모주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주가지수가 크게 오른 코스피에서는 공모주가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에 상장한 호전실업(2월2일), 덴티움(3월15일), 아이엔지생명(5월11일), 넷마블게임즈(5월12일) 등 4종목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16일 현재 평균 -1.50%인 것으로 집계됐다.
◇ 2017년 코스피 공모주 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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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회사명 │상장일 │공모가 │16일 종가 │수익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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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덴티움 │3월 15일│ 32,000│40,00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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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넷마블게임즈│5월 12일│ 157,000│ 152,000│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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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아이엔지생명│5월 11일│ 33,000│31,750│ -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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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호전실업│2월 2일 │ 25,000│21,050│ -1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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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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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전실업(공모가 2만5천원)은 수익률이 -18.76%, 아이엔지생명(3만3천원)과 넷마블(15만7천원)은 각각 -3.94%, -3.29%다.
덴티움만이 20% 올라 겨우 코스피 체면을 세워주고 있다.
16일 2,361.83으로 마감한 코스피가 호전실업의 상장일 이후 14.04%, 넷마블게임즈 상장일 이후로는 3.32% 오른 점에 비춰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성적표다.
이에 비해 올해 코스닥에 상장한 24종목은 공모가보다 평균 11.54% 올랐다.
특히 모바일어플라이언스(66.82%), 신신제약(51.30%), 와이엠티(47.17%), 코미코(42.09%), 하나머티리얼즈(36.51%), 서진시스템(35.15%), 보라티알(20.66%) 등의 수익률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통상 주식시장이 상승세일 때는 공모주 투자에서 손해를 볼 우려가 크지 않다고 조언한다. 시장이 강세일수록 공모주에 관심이 많아지고 상장 후에도 투자가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최근 코스피에 상장한 종목들은 기관 투자가들이 정한 공모가가 단기간에 투자를 끌어낼 만큼 매력적이지 않았다"며 "반면 상승세가 더뎠던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종목들은 투자할 매력이 분명히 드러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신기영 한국투자증권 강동지점장은 "투자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하는데 많이 오를 가능성이 큰 코스피 시장에서는 공모가가 비싸게 잡혔고, 코스닥시장에서는 공모가가 싸게 잡혀 수익률 차이가 발생했다"며 "이미 상장된 경쟁사와 비교하면 공모가가 비싸게 잡힌 게 아닌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IPO시장의 공모 규모는 상장을 추진 중인 제일홀딩스,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대어'급을 포함해 대략 10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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