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만인 등 3명 구속…게스트하우스에 '작업장' 차려놓고 카드 복제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를 대량 복제해 현금을 인출하고, 금괴 등을 사들인 외국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외국인 명의의 카드를 불법 복제해 사용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C(29)씨 등 대만인 2명과 중국인 W(31)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C씨 등은 지난 4월15일 한국에 들어와 중국 체크카드와 미국 신용카드 110장을 복제해 1억7천300만원 상당을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일당은 지난달 29일부터는 종로구의 게스트하우스 한 채를 장기 임대한 뒤 방 안에 착색기와 양각기 등 카드 복제장비를 설치한 뒤 빈 카드 수백장을 쌓아놓고 본격적으로 복제 작업을 했다.
이들은 복제한 카드로 국내 은행 자동화기기(ATM)에서 2천200만원을 인출하고, 금은방에서 금괴 3천2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 백화점에서 3천만원이 넘는 시계를 사고, 현금으로 되팔기 쉬운 담배를 편의점에서 대량 구매하기도 했다.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이 다른 외국인의 카드정보를 입수, 국내에서 '작업장'을 차려놓고 카드를 복제해 쓰다 검거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범행을 계획한 대만인 총책은 중국 온라인메신저에 '한국에 무료로 여행 갈 사람 모집', '한국에서 물건 구매대행 아르바이트할 사람 모집' 등 글을 올려 조직을 꾸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외국으로 도피한 총책 등 공범 2명의 소재를 추적하는 한편, 이들이 복제한 카드번호와 비밀번호 등 카드정보를 입수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해킹으로 유출된 카드정보가 매매됐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도주한 총책과 공범을 추적하는 한편 체크카드 비밀번호 등을 입수한 경위를 관계기관과 공조해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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