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이 6·25 전쟁 참전 노병과 상이군인을 지원하고 보살피는 간부들을 연일 소개하는 등 노병과 상이군인 우대 분위기를 고취하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이런 일꾼들을 자랑하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쟁 노병들을 잘 챙기는 평양시 형제산구역 당 간부들의 미담을 자세히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지역 간부들은 관내의 전쟁 노병들에게 정기적으로 보약을 공급하고 명절이면 노병들의 집을 방문한다. 또 생활이 어려운 노병에게는 TV와 생활용품을 선물하고 노병들에 대한 건강검진도 지시하는 등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신문은 "이런 참된 일꾼들이 많기에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의 우월성과 생활력이 더욱 힘있게 과시되는 것"이라고 적었다.
신문은 이날 또 다른 기사에서는 상이군인들을 성의껏 보살피는 평안북도 의약품관리소 약국 종업원들의 헌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15일에도 노병과 상이군인들을 개별적으로 지원하는 간부와 주민들의 사연을 전하며 "전쟁 노병들을 조국과 인민을 위해 피 흘린 혁명 선배라고 내세워주고 따뜻이 돌봐주고 있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다"고 밝혔다.
조선중앙TV도 16일 전쟁 노병과 상이군인들을 지원하는 대외건설지도국을 소개하는 등 북한 매체들은 최근 경쟁적으로 노병 우대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북한 전역에는 전쟁 노병들을 위한 복지시설들이 잇따라 세워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일 양강도와 함경남도에서 전쟁노병보양소가 준공됐다고 밝혔으며, 지난달에는 평안남도와 평안북도, 황해남도, 황해북도, 함경북도 등지에 전쟁노병보양소가 새로 건설돼 문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노병 복지시설에는 치료실, 운동실뿐 아니라 실내 물놀이장과 낚시터까지 마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들어 매년 정전협정 기념일(7월 27일)을 맞아 전역의 전쟁 노병들을 평양으로 불러 성대한 경축행사를 여는 등 이들을 각별히 챙기고 있다.
특히 북한 매체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노병들을 '혁명 선배'로 부르며 후의를 표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정권이 전쟁 노병과 상이군인들을 우대하는 것은 나라를 위해 피를 흘린 이들의 애국심을 부각함으로써 젊은 세대들을 각성시키려는 의도"라며 "체제 수호 의지의 발현"이라고 평가했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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