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쿡 컬렉션 훼손" …250년 전 창 4개 반환 반대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이 약 250년 전 자신의 조상으로부터 빼앗아간 유물을 반환하라는 호주 원주민의 요구를 거부했다.
유물은 1770년 4월 29일 호주 시드니 남부 지역에 처음 도착한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 일행이 원주민 전사에게서 빼앗은 4개의 창이다.
케임브리지 대학은 유물 반환 요구에 대해 "쿡 선장 수집품의 조합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호주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대학 측은 또 반환을 요구하는 호주 원주민 로드니 켈리가 당시 이들 창을 소지했던 원주민 고이걸(Gweagal) 부족의 후손이라는 증거가 불명확하며 설사 이들을 반환받는다 하더라도 제대로 보존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고 덧붙였다.
대학 측 결정에 대해 지난해 11월 반환을 공식 요구한 켈리는 자신과 자신의 역사를 부정하는 전술을 시도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들 창은 현재 케임브리지 대학 고고인류학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들 창은 특히 호주 동부 해안에서 영국인과 호주 원주민의 첫 대면과 충돌, 그리고 식민지화에 대한 원주민들의 저항이라는 상징성 측면에서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학 측에 따르면 당시 쿡 선장 측은 창을 들고 상륙을 저지하는 2명의 원주민 남성을 총을 쏴 제압하고 원주민 부족 거주지로 진입해 이들 창과 방패 한 개를 획득했다.
방패는 현재 대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으며, 켈리는 당시 쿡 선장 일행과 맞섰던 원주민 전사 중 1명의 후손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방패의 반환도 요구하고 있다.
쿡 선장의 첫 도착 후 8년이 지난 뒤 영국의 호주 식민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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