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 찾다 그물에 걸리는 밍크고래…대책 마련 필요

입력 2017-06-18 11:06  

먹이 찾다 그물에 걸리는 밍크고래…대책 마련 필요

고래연구센터 수중경보장치·그물색 교체 등 '혼획' 예방 연구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여수 인근 해역에서 밍크고래가 잇달아 어민들이 설치한 그물에 잡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여수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17일 오후 4시 35분께 여수시 남면 연도 서쪽 900m 해상에서 밍크고래 한 마리가 그물에 걸려 죽어 있는 것을 선장 김모(65)씨가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이 밍크고래는 몸길이 4m 60cm, 둘레 2m 10cm로 무게만 1t에 달하며 수협에서 3천800만원에 위판됐다.

지난달 21일 여수시 돌산읍 평사리 해상에서도 길이 4.95m, 둘레 2.34m 크기의 밍크고래가 그물에 잡히는 등 다른 어종과 함께 그물에 걸리는 '혼획(混獲)' 사례가 올해 들어 4건이나 발생했다.

밍크고래가 잇따라 혼획되는 것은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동중국해에 서식하는 고래가 동해로 가기 위해 남해안을 지나면서 어장이 풍부한 여수 연안에서 먹이를 찾다가 그물에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는 서남해안에 1천여마리, 동해안 600여마리의 밍크고래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로 5∼6월에 혼획되고 있다.

해경은 밍크고래를 불법으로 포획했는지를 확인해 고래유통증명서를 발급해준다.

밍크고래는 수협 위탁판매를 통해 수천만원에 거래돼 어민들 사이에서는 '바다의 로또'로 불린다.

여수 해안에서는 주로 그물을 고정해 어류를 잡는 정치망(定置網)에 밍크고래가 잡히고 있다.

고래의 혼획이 잇따르자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올해부터 고래 혼획을 줄이기 위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고래가 싫어하는 특정 소리를 그물 주변에서 보내거나 수중 경보장치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주황색을 회피하는 밍크고래의 특성을 이용해, 어구나 그물을 주황색 등 눈에 띄는 색깔로 바꾸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김현우 고래연구센터 박사는 "여수 연안에서 밍크고래의 혼획량이 늘어난 것은 개체 수가 증가한 것은 아니고 분포 패턴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먹이 자원의 분포나 해류의 흐름에 영향을 받는데, 혼획을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해경은 올해 초부터 불법 고래류 포획과 운반·가공·유통 행위, 불법포획 어구 소지·적재 행위 등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여수해경 관계자는 "불법포획이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고, 작살 등 금지된 어구를 소지·적재하는 경우에도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며 "고래류 불법 포획행위 근절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minu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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