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36.5도, 밀양·의성·상주 36.1도…6월 기온으로는 최고
대구 달성군 무인 자동기상관측 37.2도까지 올라가
물 한 방울 아쉬운 농민들…두 번째 모내기하고 관정 파고
(전국종합=연합뉴스) 6월 세 번째 일요일인 18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린 가운데 대구 달성군 낮 최고기온이 37.2도를 기록하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바다와 계곡, 도심 공원 그늘은 더위를 피하려는 나들이객으로 북적이고, 메마른 들녘에서는 가뭄 극복에 나선 농부들이 팥죽땀을 쏟아냈다.
◇ 대구 달성 37.2도…6월 더위에 전국이 '펄펄'
기상청은 대구, 경북 8개 시·군, 경남 3개 시·군에 내린 폭염주의보를 이날 오전 11시 폭염경보로 대치했다. 광주에서는 이틀째 폭염경보가 지속했다.
서울, 대전, 세종, 경기, 충남, 충북, 경남, 경북, 전남, 전북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폭염주의보가 사흘 전부터 이어졌다.
경남 합천(36.5도), 경남 밀양과 경북 의성·상주(36.1도) 등 낮 최고기온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6월 기온으로는 가장 높았다. 또 대구 35.7도를 비롯해 대부분 지역에서 33도 안팎 날씨를 보였다.
비공식 기록인 무인 자동기상관측망(AWS) 관측에서는 대구 달성군이 37.2도까지 올라갔다. 경북 경산 하양읍 37.1도, 영천 신령면 36.8도, 안동 하회 36.4도, 광주 풍암 35.7도, 강원 정선 북평 34.9도로 집계했다.
때 이른 무더위에 주요 피서지마다 나들이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제주에서는 함덕, 협재, 월정 등 해변마다 관광객으로 붐볐다.
부산 해운대, 포항 영일대, 거제 몽돌, 강원 속초, 부안 격포, 보령 대천 등 전국 대부분 해수욕장에 이른 피서객이 몰렸다.
연중기온 영상 12도를 유지하는 광명동굴 등 이색 피서지와 계곡, 야영장, 유원지에도 피서객이 북적였다.
도심에 남은 시민들은 그늘이 펼쳐진 공원이나 카페, 영화관을 찾아 더위를 피했다.
전국 시·도 소방서는 온열 질환과 물놀이 사고 발생에 대비해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 다시 모내기하고 관정 파고…들녘은 가뭄과 전쟁
타들어 가는 들녘에서는 가뭄 극복에 나선 농민의 팥죽땀이 마를 새가 없었다.
충남 홍성 간척지와 전남 강진 곡창지대에서는 농민들이 평생 처음으로 한 해 두 번째 모내기에 나섰다.
농민들은 지난달 모내기를 끝냈지만, 모가 가뭄과 더위에 말라죽자 다시 모내기를 했다.
홍성 간척지는 논바닥에 소금기가 올라오면서 염분 농도가 영농 한계치(2천800ppm)를 훌쩍 넘긴 4천ppm이나 됐다.
담수호 물을 끌어쓰는 강진 들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가뭄으로 담수호 물은 소금물이 됐다.
농사를 포기하지 않으려고 트랙터로 논을 갈아엎고 다시 모를 심는 농민 노력도 비가 오지 않으면 헛수고가 된다.
충남 서산에서는 물 한 방울조차 아쉬운 농민들이 관정파기에 주력했다.
저수지 인근에 옹기종기 모인 주민 7∼8명은 '펑'하는 소리와 함께 굴착 장비 사이로 물이 솟구치자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전날 500여m 떨어진 소하천 부근을 뚫다가 적정수준 지하수가 나오지 않아 한 차례 장소를 옮겼기에 기쁨은 배가 됐다.
수량조사 결과 하루 150t가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돼 전기시설 등을 갖추면 인근 농경지에 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영훈 노승혁 박영서 박지호 변우열 오수희 이강일 이재림 장덕종 조성민 최병길 최영수 최은지 한종구 허광무 기자)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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