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한 서울국제도서전 독자 호응 속 폐막

입력 2017-06-1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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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한 서울국제도서전 독자 호응 속 폐막

독립서점 소개 등 참신한 프로그램 주목…지난해보다 관람객 2배 이상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독자들이 많이 왔으면 하고 기대하긴 했지만 이렇게 많이 올 줄은 몰랐네요."

'변신'을 선언한 서울국제도서전이 성황리에 닷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18일 폐막했다.

'변신'을 주제로 내건 이번 도서전은 국내에서 161개 출판사, 23개 서점 등이 참가하는 등 지난해보다 참가사 규모가 두 배 이상 늘면서 변화가 감지됐다.

2015년 도서정가제 실시 이후 도서전에서 할인판매가 불가능해지자 참가사가 줄어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예년과는 달리 출판사들의 참여가 늘면서 도서전은 첫날부터 활기를 띠었다.

이번 도서전은 도서정가제 이전 할인판매에 치중했던 것에서 벗어나 차분하게 책 자체를 즐기는 도서전이 됐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출판사 대표는 "이런 도서전 분위기는 처음"이라면서 "과거에는 책을 파는 데 신경을 썼다면 올해에는 일부러 여기까지 와 우리 부스를 찾아주는 독자들에게 뭘 해줄 수 있을까에 중심을 뒀다"고 말했다.

도서전에서는 출판사들이 부스를 설치하고 자사의 책을 판매하는 단순한 형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법으로 책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기획한 프로그램 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






특히 독특한 색깔을 지닌 독립서점 20곳이 참여한 '서점의 시대'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독자 한 사람만을 위한 책 처방을 해 주는 '사적인 서점'과 시(詩) 전문서점 위트앤시니컬, 사람 없이 운영되는 '무인서점', 헌책을 파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등 서점들에서 주인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책을 살피고 사는 독자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문학전문서점 미스터 버티고는 책에 서점 주인의 코멘트를 담은 띠지를 둘러 책을 소개했고 음악 전문서점 라이너 노트에서는 LP 음반을 틀면서 독자들을 맞는 등 개성을 살려 부스를 꾸몄다.

글쓰기와 과학, 장르문학, 과학 분야에서 전문가와 독자가 일대일로 만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독서 클리닉'과 미리 신청한 독자에게 시인이 시를 골라주면 독자가 해당 시를 읽고 필사하는 '필사 서점' 프로그램도 책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으로 주목받았다. 이 프로그램들은 사전에 신청한 소수의 독자만 참여할 수 있어 아쉬워하는 관람객들도 많았다.






출판사 부스에서는 출판사가 초청한 작가들의 강연회와 사인회도 풍성하게 마련돼 평소 작가들을 만나기 쉽지 않았던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책을 즐기는 다양한 방식을 접한 독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면서 출판사와 서점들의 책 판매 실적도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서전의 변화 모습이 소셜미디어(SNS) 등을 타고 알려지면서 관객도 크게 늘었다. 출협 측은 주말인 17일에만 5만 명이 행사장을 찾는 등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관람객이 도서전을 방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일우 대한출판문화협회 상무는 "대형 출판사는 물론이고 작은 출판사들까지 출판사들의 반응도 좋았다"며 이번 도서전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주 상무는 "무엇보다 출판사들이 책 판매가 아닌 독자들을 위해 즐거운 잔치를 마련하려 노력했던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내년에 더 많은 출판사가 참여해 한국의 출판사들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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