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서 골 유·무효 선언 잇따라…"혼란만 키운다" vs "정착 기다려야"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19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멕시코의 2017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A조 1차전.
치열한 0-0 공방이 이어지던 전반 20분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슈팅을 루이스 나니가 받아 차 골문을 통과시켰다.
귀중한 선제골에 포르투갈팀이 환호하던 것도 잠시.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Video Assistant Referee)을 요청했고,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스코어는 다시 0-0으로 돌아갔다.
이날 포르투갈은 멕시코와 결국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FIFA 성인 대회로는 이번 컨페드컵에서 처음 정식 도입된 VAR의 활약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칠레와 카메룬의 경기에서도 '비디오 심판'의 존재감은 두드러졌다.
칠레의 스트라이커 에두아르도 바르가스는 이날 한 경기에서만 VAR에 따라 울고 웃은 선수가 됐다.
전반전 추가시간 바르가스의 선제골은 1분여간의 비디오 판독 끝에 무효로 선언됐다.
이후 후반 종료 직전 칠레 알렉시스 산체스의 슈팅이 카메룬 수비수 발에 맞고 튕겨져나온 후 바르가스가 다시 골로 연결했을 때는 그라운드의 심판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번쩍 들었다.
바르가스의 불운이 이어지나 싶었을 때 비디오 심판이 다시 한 번 소환됐고,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 위치가 아니었던 것으로 판명돼 바르가스는 자신의 국제대회 34번째 골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축구 팬들에겐 아직 생소한 VAR의 맹활약에 논란도 분분했다.
이날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은 경기 후 VAR의 판정을 인정하면서도 "매우 혼란스럽다. 축구에 도움이 된다면 좋은 규칙이겠지만 아직까진 아무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선제골을 빼앗긴 포르투갈 팬들을 비롯해 일부 팬들도 경기 흐름을 지연시키고 혼란만 키운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VAR의 가장 안 좋은 점은 선수들이 골 이후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혼란스러워하며 심판만 쳐다보게 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디오 판독'이 아니라 '비디오 쓰레기'(Video Assistant Rubbish)라는 조롱도 나왔다.
반면 비디오 판독이 결과적으로 오심을 막아줬다며, 제도 초기 혼란은 어쩔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큰 경기에서는 정확한 판정이 필요하다. 어떨 때 (인간) 심판들은 끔찍한 결정을 한다"며 비디오 심판을 지지했다.
이날 후안 안토니오 피치 칠레 감독은 "처음 골 무효가 선언됐을 때 기분이 좋진 않았지만 결국 옳은 판정이었다"며 제도가 완전히 정착되기까지 시간을 두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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