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지난 1월 말 홍콩에서 실종된 재계 거물 샤오젠화(肖建華·46) 중국 밍톈(明天)그룹 회장에 대한 연행설과 관련한 홍콩경찰의 확인 요청을 수개월째 무시하고 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샤오 회장이 지난 1월 27일 오전 3시께 정체불명의 남성 5∼6명과 함께 홍콩섬 포시즌스호텔을 떠났을 때 중국 당국에 샤오 회장의 상황과 남성들의 신분 확인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홍콩 경찰의 요청이 2월 중국 공안부로 전달됐지만, 중국 경찰은 아직 답변하지 않고 있다.
홍콩 경찰 관계자는 중국 경찰이 샤오 회장 연행설에 관해 확인도, 부인도 거부했기 때문에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홍콩 정부 소식통들도 샤오 회장이 중국 법집행기관에 의해 중국으로 압송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중국 당국이 샤오 회장 연행 여부에 대한 확인 요청에 답하지 않으면 홍콩 경찰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시인했다.
중국 당국은 2015년 홍콩 출판업자 실종 사건 이후 통보체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홍콩 주민이 중국에서 변사나 형사 강제 조치에 연루된 경우 14일 이내에 홍콩 당국에 통보해주기로 했지만, 샤오 회장 실종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2015년 10월 이후 연쇄 실종된 홍콩 출판업자 5명은 실종 사건이 처음 발생한 지 100여 일만에 모두 중국에 체류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또다른 소식통은 샤오 회장이 홍콩 영구 거주민이 아니기 때문에 홍콩 경찰 요청에 답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샤오 회장이 1월 27일 갑자기 홍콩에서 사라지면서 중국 당국이 조직 폭력배를 동원해 납치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샤오 회장은 1월 30일부터 밍톈그룹을 통해 배포한 성명에서 자신이 해외에서 요양중이라며 납치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SCMP는 샤오 회장이 포시즌스호텔을 떠날 때 여행 서류를 가져가지 않아 중국으로 들어가지 못했다가 여행 서류를 가져온 뒤 중국으로 넘어갔다며 샤오 회장이 자신이 어디로 연행되는지 몰랐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샤오 회장이 중국 당국 조사에 협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중국에 갔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다리에 이상이 있거나 휠체어를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샤오 회장이 실종 당시 휠체어를 탄 채 차량에 태워진 것으로 보도돼 자발적 중국행 가능성도 의문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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