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어업유산]② 갯벌 숨구멍 속 꿈틀꿈틀 낙지잡이

입력 2017-06-24 09:25  

[소중한 어업유산]② 갯벌 숨구멍 속 꿈틀꿈틀 낙지잡이

무안·신안 전통어업…달아나기 전 두세 번 삽질로 승부

"주낙 대세지만 최근 갯벌 잡이 배우려는 귀어인도…"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산 낙지는 때로 혐오식품으로 냉대받기도 하지만 고단백 보양식으로 낙지 요리의 아성은 흔들림 없다.

탕탕이, 호롱구이, 연포탕, 기절낙지, 갈낙탕 등 쓰임새도 다양하다.

어민들은 낙지를 잘게 썰어 참기름, 달걀, 육회 등을 곁들인 탕탕이를 낙지 맛을 제대로 느끼는 요리로 추천한다.






연체동물문 문어목 문어과에 속하는 낙지는 한중일 등 동아시아 연해에 주로 분포하며 국내에서는 전남·북 해안에서 많이 잡힌다.

통상 낙지잡이에는 긴 낚싯줄에 칠게 등 먹이를 여러 개 낚시에 달아 늘어뜨리는 주낙이 대세지만 천혜의 갯벌을 자랑하는 무안과 신안에서는 폭이 좁은 삽이나 가래(흙을 뜨고 파는 데 쓰이는 연장)로 낙지를 잡고 있다.






간조 때 갯벌에서 낙지 숨구멍을 찾아내 삽이나 가래로 갯벌을 파헤쳐 낙지를 잡는 것이다.

낙지가 숨어들어 간 구멍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다.

낙지가 들어가면서 생긴 표시를 찾아내야 하며 구멍 안 물이 맑을수록 낙지를 잡을 확률도 높아진다고 어민들은 설명했다.

낙지가 도망가기 전까지 몇 초안에 두세 번 삽질로 낙지를 잡아낼 수 있어야 전문가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물때가 좋으면 하루 5시간 작업에 100마리 이상을 잡을 수도 있다고 한다.

무안, 신안 낙지 명성의 비결은 갯벌 경쟁력에 있다.

갯벌에 게르마늄 황토 성분이 다량 함유돼 맛과 영양이 모두 풍부하다고 어민들은 자랑했다.






낙지는 성수기에는 3천∼6천원, 비성수기에는 1만원 안팎까지 가격이 뛴다.

예전만은 못하지만, 전남에는 중국산이 들어오지 못할 만큼 어획량도 유지되고 있다.

무안군 청계면 구로리에서는 2명의 기술 보유자가 갯벌 잡이로만 연간 5천만∼6천만원의 소득을 올린다고 한다.

대개는 갯벌 잡이와 주낙을 겸한다.

정순환(63)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지금까지 낙지를 잡고 있다. 아들도 함께한다.






정씨는 "갯벌에서 잡는 게 좀 더 힘들다"며 "낙지 개체가 줄어 소득도 일정하지 않아 상당수는 주낙과 농사일을 겸하고 있다"고 전했다.

갯벌 잡이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지만 최근에는 도시에서 어촌으로 돌아와 방법을 배우려는 귀어인들도 제법 있다고 정씨는 설명했다.

정씨는 "잡는 사람은 늘고 잡히는 양은 줄다 보니 밥줄이 걸린 문제라서인지 서로 예민해지는 현상도 있다"며 "1년 정도 숙련자를 따라다니면서 배우면 갯벌에서 잡는 실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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