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스라엘이 수년째 시리아 반군에 자금과 식량 등의 지원을 해 왔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시리아 반군 대원의 말을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부상한 시리아 반군을 국내 병원에서 치료해 준 사실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이스라엘이 시리아 반군에 현금을 직접 제공했다는 내용이 공개되기는 이례적이다.
WSJ에 따르면 시리아-이스라엘과 국경 지대서 활동하는 시리아 반군 푸르산 알줄란(골란의 기사들) 대원들은 자신의 조직이 이스라엘과 협력을 해 온 주요 단체라고 소개하며 "(이스라엘로부터) 한 달에 대략 5천달러의 자금과 식량, 연료, 의료품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조직의 대변인 모아타셈 알골라니는 "이스라엘은 용감무쌍한 방식으로 우리의 곁에 서 있었다"며 "이스라엘의 도움이 없었다면 우리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골라니는 이 매체에 이스라엘과의 비밀 채널이 구축된 과정과 배경도 설명했다.
시리아 반군과 이스라엘이 비밀 거래를 처음 시작한 때는 모셰 야알론이 이스라엘 국방장관을 맡았던 2013년 초반이다.
푸르산 알줄란이 이스라엘 국경에서 아랍어를 구사할 줄 아는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다친 대원들을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그 부상한 대원이 이스라엘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양측간 협력 관계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 조직은 현재 약 400명의 대원을 두고 있으며 시리아-이스라엘 국경 지대의 다른 4개 시리아 반군 조직과 느슨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들 4개 반군 조직도 이스라엘로부터 약간의 원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스라엘이 시리아와의 국경 지대에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시아파 무장단체의 접근을 차단할 목적으로 시리아의 수니파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이스라엘의 한 특수부대가 이러한 지원 작전을 담당하고 있다"며 "시리아 국경으로 넘어간 자금은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반면 시리아 반군 대원은 "그 자금은 대원들의 월급과 탄환 구매에 이용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자국에 적대적인 헤즈볼라의 영향력이 6년 넘게 내전이 이어진 시리아에서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헤즈볼라는 지금도 시리아 내전에 군사적 개입을 해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 주축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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