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英 브렉시트 협상 공식 시작…649일간의 '혈투' 막 올라(종합)

입력 2017-06-19 18:36  

EU·英 브렉시트 협상 공식 시작…649일간의 '혈투' 막 올라(종합)

2019년 3월까지 협상 마무리해야…타결 안 돼도 英 자동 탈퇴

이혼합의금 최대 쟁점…'노 딜 탈퇴' 최악 시나리오 배제 못 해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영국이 19일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를 위한 협상을 공식 시작했다.

작년 6월 23일 영국이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1년 만이고, 지난 3월 29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영국의 EU 탈퇴 방침을 공식 통보한 지 3개월 만이다.

프랑스 장관을 지낸 미셸 바르니에 EU 측 협상 수석대표와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을 맡은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측 협상 수석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브뤼셀 EU 본부에서 만나 영국의 EU 탈퇴 조건과 양측의 미래관계를 결정하기 위한 협상에 착수했다.

리스본 조약에 따라 영국은 탈퇴 방침을 통보한 지 2년 후인 오는 2019년 3월 30일 EU를 탈퇴하게 된다.

이에 따라 양측은 앞으로 649일 동안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협상을 타결짓지 못할 경우 영국은 자동으로 EU 회원국 자격을 잃게 된다.




바르니에 EU 수석대표는 협상을 시작하면서 "불확실성을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면서 "모두에게 유익한 합의에 이르려는 건설적인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이비스 영국 수석대표는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은 EU와 강력하고 특별한 동반자 관계를 갖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양측 대표는 이날 상견례를 겸해 90분간 회담한 뒤 오찬을 겸한 실무협상을 이어가는 등 7시간여 동안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첫날 협상 결과를 브리핑한다.

첫 대좌인 만큼 양측은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 협상을 벌이기보다는 향후 협상 일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브렉시트 협상은 사상 전례가 없는 협상이고, 탈퇴 조건뿐만 아니라 미래관계까지 다루는 복잡한 협상인 데다가 몇몇 쟁점을 놓고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EU는 영국의 탈퇴 조건에 대해 먼저 협상을 벌인 뒤 진전이 이을 경우 올해 연말께부터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을 벌일 수 있다는 순차적 협상 방식을 주장하는 반면에 영국은 탈퇴 조건과 미래관계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자는 입장을 내세우며 맞서고 있다.

영국의 EU 탈퇴 조건 협상에서는 ▲영국에 거주하는 EU 회원국 국민 및 EU에 거주하는 영국인의 권리문제 ▲이른바 이혼합의금으로 불리는 영국의 EU 재정기여금 문제 ▲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의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 등이 주요 의제다.

특히 영국이 EU 회원국 시절 약속한 재정기여금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꼽히고 있다.

EU는 영국이 2020년까지 약속했던 재정기여금 등을 납부해야 한다며 그 액수로 최대 1천억 유로(125조 원)를 주장하고 있지만, 영국은 자신들이 EU에서 받아야 하는 돈도 상당액이라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치열한 '밀고 당기기'가 예상된다.

아울러 이번 협상은 최근 실시된 영국 조기 총선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상실함에 따라 메이 총리의 리더십이 중대한 타격을 입어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메이 총리는 당초 EU로부터 유입되는 이민자를 줄이기 위해 유럽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모두 탈퇴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 협상을 준비해왔지만, 총선 참패 이후 당내 일각에선 유럽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잔류하는 이른바 '소프트 브렉시트'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메이 총리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또 양측은 협상 내용은 물론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바르니에 EU 수석대표는 오는 2019년 3월까지 EU 의회와 영국 의회에서 협상 결과에 대한 비준동의를 받으려면 내년 10월까지는 마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정부 내에서는 '나쁜 협상보다 노 딜(No Deal)이 낫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일각에선 합의 없이 영국이 EU를 떠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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