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분열 민낯 드러난 英…"가장 폭력적인 이슬람혐오"

입력 2017-06-19 18:53  

갈등·분열 민낯 드러난 英…"가장 폭력적인 이슬람혐오"

잇단 이슬람극단주의 테러에 이번엔 反이슬람 공격

테러 난 맨체스터의 사제 "다음에 일어날 일 두렵다" 불안 현실로

"무슬림 다 죽이겠다…내 일을 다했다"…목격자들 증언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지난 몇 주일, 몇 개월 동안 우리 무슬림들은 많은 '이슬람 포비아'(이슬람혐오) 공격들을 견뎠다. 이번 건은 가장 폭력적인 표명이다."

영국무슬림위원회 하룬 칸 사무총장은 19일(현지시간) 새벽 런던 북부 핀스버리 파크 모스크(이슬람사원) 인근 '무슬림복지센터' 앞에서 발생한 승용차 돌진 테러를 주저 없이 이슬람 포비아 공격으로 규정했다.

지난달 발생한 맨체스터 자살폭탄테러의 범인 살만 아베디가 살던 동네의 한 이슬람교도 사제가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이 사제는 테러 이후 무슬림들을 상대로 한 공격들이 있었다면서 "(이번 테러) 다음에 일어날 일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테러로 이슬람 혐오가 번질까 불안해했다.

1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친 이날 희생자들은 모두 무슬림들이라고 경찰은 확인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48세 백인 남성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는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무슬림들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당시 현장에서 주변 사람들과 함께 용의자를 붙잡은 압둘 라흐만 씨는 BBC방송에 "범인이 승합차에서 나와 달아나려고 했고 '무슬림들을 다 죽이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른 목격자도 같은 증언을 하고 그가 사람들에게 제지를 당한 후엔 '내 일을 했다. 내 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체포된 용의자에 대한 정신 감정을 벌이기로 했다.


프랑스와 벨기에 등 유럽대륙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한 테러가 잇따르자 영국에서도 무슬림들을 상대로 한 증오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어 올해 3월 런던 웨스트민스터 승용차 테러(5명 사망), 5월 맨체스터 자살폭탄테러(22명 사망), 런던 브리지 차량·흉기테러(7명 사망) 등이 잇따르자 이슬람 공동체에서 이슬람혐오 공격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

영국 사회에는 사회에 통합되지 않고 고립된 양상을 보이는 이슬람 지역공동체 사회에 대한 불신이 존재한다.

영국 정보기관들과 경찰은 그동안 무슬림 지역공동체가 테러 위험 인물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당국에 알리는 것을 꺼리고 있다면서 태도 변화를 촉구해왔다.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무슬림들의 최근 잇단 테러에서 지역공동체 일원이 과거 테러범의 극단주의 시각을 대테러당국에 알렸다는 보도들이 주목을 받는 배경은 지역공동체를 향한 불신을 반증하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런던 브리지 테러 직후 "영국에서 극단주의에 너무 지나친 관용이 있었다"며 "어렵고 때론 난처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발언했는데 이는 무슬림 지역공동체의 신고를 뜻하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어렵고 난처하지만" 이슬람 극단주의시각이 우려되는 가족이나 이웃을 당국에 적극 신고해야 한다고 촉구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파키스탄 이민 가정 출신의 노동당 소속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이번 공격은 특정 공동체를 향한 공격인 것처럼 보이지만 맨체스터, 웨스트민스터, 런던 브리지 등의 끔찍한 공격처럼 관용과 자유, 존중 등 우리의 공동 가치들에 대한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사건이 발생한 현장에서 몇백m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사는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오늘 핀스버리 파크 모스크에서 열리는 예배에 참석하다. 주민들과 미디어가 평정과 희생자들에 대한 존중을 유지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우리를 갈라놓으려 하는 이들에 맞서 함께 하기를 촉구한다"며 무슬림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 이번 공격으로 영국 사회내 갈등과 분열이 깊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ju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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