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그만두고 무작정 연기 도전…청춘, 하고 싶은 것 해야죠"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제가 만약 실제로 예진이가 아니라 설희라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는 주만이를 참지 못하고 '뻥' 찼을 것 같아요. '네가 어떻게 행동했기에 저 여자가 아직도 이러냐'면서요."
KBS 2TV 월화극 '쌈, 마이웨이'에서 6년째 연애 중인 주만(안재홍 분)과 설희(송하윤) 사이에 끼어든 장예진 역을 맡아 활약 중인 배우 표예진(25)을 만났다.
그는 극 중 이름과 실제 이름이 같은 것은 순전히 우연의 일치이고, 성격도 많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화려한 화장과 네일아트는 처음 해봤어요. 실제로는 티셔츠에 바지 입고, 화장도 잘 안 하거든요. 취미는 등산이고요. 극 중 예진이는 '핑크공주'인데 저는 전혀 아녜요. 그렇게 눈치 없지도 않고요. 하하."
극 중 예진은 임자 있는 주만에게 무한한 애정공세를 펼치는 당돌한 여자다. 그러나 오로지 순수한 감정에서 비롯한 행동들이기에 밉지는 않다. 설희도 그래서 선뜻 예진에게 대응하지 못한다.
표예진은 "예진이는 주만이 만큼 누군가를 좋아해 본 경험이 없어서 자신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인 것 같아요. 순수함이 예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극 중 예진은 결국 주만에게 임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아마 쉽게 그를 포기하지는 못할 것 같다고 표예진도 전망했다.
그는 자신이 봐도 '여우짓'으로 보인 극 중 예진의 행동을 하나만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자기와 같은 옷을 입은 설희의 면전에 대고 '나도 짝퉁 살걸'이라고 하는 장면이 놀라웠다"며 "악의가 전혀 없이 그렇게 말하는 게 더 신기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예진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그는 주만의 매력에 대해선 "다정하고 일도 잘하지 않느냐. 예진에게 '철벽'을 친다고 치는데 못되게 치지 않아 더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안재홍에 대해서도 "센스 있고 재밌는 분이다. 애드리브 아이디어도 넘친다"며 "복사실의 '뽀뽀신'은 데뷔 후 첫 뽀뽀신이었는데 재홍 오빠 덕분에 무사히 촬영했다"고 전했다.
표예진이 주로 호흡하는 안재홍과 송하윤은 둘 다 그보다 6살이 더 많지만, 현장에서 편안하게 대해줘 분위기가 좋다고 강조했다. 특히 송하윤은 방송 모니터링을 할 때마다 극 중 예진이 사랑스럽다며 격려 문자를 보내온다고 한다.
대한항공 승무원 출신인 표예진은 2015년 웹드라마 '두 여자'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로 나섰다. 짧은 기간 드라마 '결혼계약'(2016), '닥터스'(2016),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2017) 등 여러 작품에 얼굴을 비쳤다.
표예진이 연기를 하게 된 과정은 '쌈, 마이웨이'의 정신인 '못 먹어도 고(Go)'와 일맥상통했다.
"승무원 일도 재밌게 했지만 어느 순간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이 맞는지 생각이 들었어요. 동시에 연기에 대한 꿈이 점점 커졌죠.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승무원을 그만두고 연기를 시작하기 위해 1년간을 혼자 헤맸어요. 청춘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그는 "아직 연기를 어떻게 하는 게 맞는 건지 잘 모르지만 다행히 계속 좋은 작품과 선배들을 만나왔다"며 "작은 역할부터 하나하나 배우고 있다. 저도 모르는 제 안의 모습들을 다 꺼내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