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현재 전국서 58명 발생…면역력 약한 노인, 낮 야외활동 위험
수시 수분 섭취·야외작업 시 서늘한 곳에서 휴식해야
(전국종합=연합뉴스) 때 이른 불볕더위가 한반도를 덮치면서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일시적인 어지럼증을 느끼는 가벼운 열 탈진은 그늘에서 안정을 취하면 곧 회복되나 열사병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초기 대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19일 현재까지 전국에서 58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다.
20일에도 전남을 제외한 내륙에 폭염특보가 발효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낮 최고기온은 24∼34도로 전날과 비슷하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2∼6도가량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수원 32도, 춘천·청주·대전·대구 33도, 구미·성주·경산·칠곡 34도까지 낮 최고기온이 치솟을 것으로 관측됐다.
폭염이 이어지자 경기도에선 온열 질환자(열사병 2명, 열탈진 1명, 열경련 3명) 6명이 발생했다. 20대가 2명, 40대 1명, 50대가 2명, 70대가 1명이었다.
발생 장소는 실내 2명, 작업장 1명, 도로변 1명, 훈련장 1명, 기타 1명으로 조사됐다.
전북에서도 열사병과 열탈진 등 7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다.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지난해 여름에도 전국에서 2천125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은 578명(27%)을 차지했고, 이들 가운데 101명(18%)은 논밭에서 일하다가 폭염 피해를 봤다.
특히 온열 질환 사망자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비중은 42%(7명)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이맘때 첫 열사병 사망자가 발생했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 등 재해 약자의 주의가 절실한 시점이다.
열 탈진은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보다 높은 기온에서 오랫동안 있을 때 생기는 현상으로 구토, 설사, 어지러움, 안면 창백,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개 이 단계에서 체온을 떨어뜨려 주면 몸이 다시 회복되지만, 열탈진을 넘어 열사병으로 진입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열사병 상태에서는 몸의 체온이 41도까지 올라가고 의식을 잃는다.
뇌에 혈액 순환이 안 되고 이런 현상은 심장에 부담을 줘 사망까지 할 수 있다.
온열 질환자는 1년 중 가장 무더운 7월 말∼8월 초 집중적으로 발생하지만, 최근 폭염 때문에 6월부터 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열사병, 일사병 등을 예방하려면 폭염이 주로 발생하는 시간대(오전 11시∼오후 2시)에 야외활동을 삼가고 실내 온도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해 바깥과의 온도 차를 줄여야 한다.
야외활동을 할 때는 양산을 준비해 햇빛을 피해야 하며 그늘에서 자주 휴식을 취하고 수분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물을 자주 마시고 술이나 카페인 음료는 마시지 말아야 하며 어두운색의 옷이나 달라붙는 옷을 피하고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온열 질환에 걸렸다면 우선 시원한 장소로 옮겨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며 "의식이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면 신속히 119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폭염이 계속되면서 작은 부주의로 인한 차량 내 안전사고도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평택에서 가마솥더위 속에 두 살배기 여아가 차량에 갇혔다가 구조됐다.
이 여아는 신고 10여 분 만에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돼 안정을 취하고 있다.
여아의 할머니는 아기를 조수석에 앉히고 문을 닫은 뒤 트렁크에 유모차를 싣고 차량에 타려는 순간 문이 잠겼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관계자는 "아기가 이것저것 만지는 과정에서 문이 잠긴 것 같다"면서 "갈수록 더워지고 있는데 유아의 차량 갇힘 사고는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김광호 최종호 박철홍 차근호 김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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