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콤비' 법무장관·검찰총장 인선 '고차방정식'

입력 2017-06-20 10:54  

'검찰개혁 콤비' 법무장관·검찰총장 인선 '고차방정식'

안경환 낙마로 '정치인 입각' 다시 고개…총장 제청후보 천거 오늘 마감

장관은 재야·非검찰, 총장은 현직·검찰출신 거론…인선은 '오리무중'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논란 끝에 안경환(65)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이 사퇴해 청와대가 법무부 장관-검찰총장 인선이라는 '고차방정식'을 처음부터 다시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문재인 대통령마저 법무부 장관 적임자 물색의 어려움을 토로한 가운데 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고려하면 정치인·국회의원 차출 가능성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검찰총장 역시 법무장관이 누구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인선을 둘러싼 방정식은 갈수록 복잡해지는 형국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날까지 차기 검찰총장 인선을 위해 각계로부터 제청 대상자를 천거 받는다.

검찰총장 인선 일정을 단축하고자 법무장관이 임명되기도 전에 천거 공고부터 냈던 것이다.

그러나 안경환 장관 체제를 전제로 검찰총장 후보군을 찾던 청와대의 계획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검찰총장 인선도 천거 공고 당시 예정했던 일정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 구상을 염두에 두고 추진했던 '안경환 법무장관-조국 민정수석' 조합이 안 전 후보자의 사퇴로 사실상 어렵게 되면서 새 법무장관 인선도 꼬인 상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법무부와 검찰개혁 필요성을 재강조하면서도 법무장관 인선과 관련해 "적임자를 구하기가 어렵겠지만"이라고 언급해 직접 고충을 내비치기도 했다.

여권 내에서는 안 전 후보자 사퇴 이후에도 사법개혁 추진을 위해서는 검찰 출신이 아닌 재야인사가 법무부를 이끌어야 한다는 기조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법무부·검찰 개혁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인사를 새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가 이르면 이번 주 새 장관 후보자를 지명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후보자 낙마를 면할 카드로 '정치인 장관' 입각설이 힘을 얻고 있다.

청와대는 김부겸(행정자치부), 김영춘(해양수산부), 김현미(국토교통부), 도종환(문화체육관광부) 의원 등 4명의 현역 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각각 지명했다. 김현미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청문보고서가 채택됐다.

판사 출신으로 참여정부에서 민정비서관을 지낸 박범계(54·사법연수원 23기) 의원,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전해철(55·19기) 의원 등이 후보자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18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우윤근(60·22기) 국회사무처 사무총장, 19대 국회에서 법사위원장을 지낸 박영선(57) 의원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정치인이 아닌 비(非)검찰 출신 인사 기용 가능성도 여전하다.

전·현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인 백승헌(54·사법연수원 15기)·정연순(50·23기) 변호사 부부, 재야 출신의 대표적 인권 변호사인 김형태(61·13기) 변호사, 검찰 출신이지만 문재인 캠프 선대위 법률지원단장으로 활동한 신현수(59·16기) 김앤장 변호사 등이 거론된다.

최근 대법관 후보 제청 대상에서 제외된 민변 회장 출신 김선수(56·17기) 변호사도 물망에 오른다.

안 전 후보자의 사퇴는 검찰총장 인선에도 직접 영향을 주는 변수다. 총장 인선까지 원점으로 되돌린 모양새다.

애초 법조계에선 안 후보자가 비법조인 출신인 점을 고려해 조직 장악력이 있는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들이 거론됐지만 새 장관 후보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후보군이 달라질 전망이다.

차기 총장 후보로는 소병철(59·15기) 농협대 석좌교수, 김경수(57·17기) 전 대구고검장, 정인창(53·18기) 전 부산지검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현직 고위간부 중에서는 17기인 '공안·기획통' 김희관(54) 법무연수원장과 18기인 '특수통' 문무일(56) 부산고검장, '공안·기획통' 오세인(52) 광주고검장 등이 거론된다.

총장 인선 과정에서는 출신 지역이 큰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초 경남 밀양 출신인 안 전 후보자가 지명됐을 때 호남권 출신인 소 교수나 문 고검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법무장관에 호남권 출신이 지명될 경우 영남권 출신 인사에게 검찰총장 문이 열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검찰총장을 장관보다 먼저 지명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다. 장관 대행체제에서 총장 인선 절차를 진행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절차상의 문제점을 들어 실현 가능성은 적다는 게 중론이다.

검찰 관계자는 "총장 임명이 시급하다고 해도 정식 인선 절차를 도외시하면서까지 무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제청 전에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열려 3명 이상의 후보를 장관에게 추천한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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