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에 홀로 남은 돌고래 '태지' 제주 수족관 간다

입력 2017-06-20 14:24  

서울대공원에 홀로 남은 돌고래 '태지' 제주 수족관 간다

돌고래쇼 안 하는 조건…오늘 밤 제주 퍼시픽랜드로

금등이·대포 이동 후 홀로 남아 이상행동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에 홀로 남겨진 뒤 이상 행동을 보이던 돌고래 '태지'가 20일 저녁 제주 사설 수족관으로 이동한다.

서울대공원은 돌고래 쇼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태지를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의 '퍼시픽랜드'에 보낸다고 20일 밝혔다.

태지(17세 추정)는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에서 잡혀 2008년 서울대공원에 온 수컷 큰돌고래다.

서울대공원에서 남방큰돌고래 금등이(25세 추정·수컷), 대포(24세 추정·수컷)와 9년간 함께 생활하다가 최근 홀로 남았다.

제주 앞바다가 고향인 금등이·대포는 야생 방사를 위해 지난달 22일 제주도로 옮겨졌다. 태지는 이들과 다른 종류고, 포획 지점이 아닌 국내 바다에 방류하면 적응하지 못하거나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야생 방류에서 제외됐다.

이후 어울릴 동료가 없어진 태지는 스트레스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평소와 달리 거칠게 숨을 쉬고, 고개를 수면 위로 내밀었다가 다시 물속으로 처박는 반복 행동도 보였다. 수면 위로 올라가 아무것도 하지 않기도 했다.

돌고래들은 주로 무리 지어 살아가는 특징이 있다. 혼자 있는 경우는 좀처럼 찾기보기 어렵다.

당초 서울대공원은 태지를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으로 보내려고 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은 서울대공원을 제외한 국내 돌고래 사육시설 7곳 중 유일하게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곳이고, 체험관에 있는 돌고래 4마리가 모두 태지와 같은 큰돌고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물·환경단체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태지를 위탁받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울산 남구청의 거부로 뜻을 이룰 수 없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태지를 퍼시픽랜드에서 6개월간 지내게 해 본 뒤 상태를 보려 한다"며 "그 이후 태지의 거처를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퍼시픽랜드에는 남방큰돌고래 1마리, 큰돌고래 1마리, 혼종 2마리가 있다.

하루 네 차례 돌고래 쇼가 열린다.

서울대공원은 태지의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민간업체를 포함해 가장 빨리 태지를 수용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퍼시픽랜드는 2009년부터 1년간 제주 앞바다에서 그물에 걸린 돌고래 11마리를 해양경찰청에 신고하지 않고 사들여 공연에 이용하다가 몰수 처분을 받은 적이 있는 곳이다. 동물·환경단체들이 돌고래 방류를 주장해왔다.

송천헌 서울대공원장은 "제주 퍼시픽랜드는 1986년부터 돌고래를 관리해온 곳으로 국내 시설 중 돌고래 관리 능력과 사육 환경은 어느 시설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태지의 건강 회복과 복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태지는 아시아나항공 전용 화물기를 이용해 이날 오후 8시께 제주에 간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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