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난산에 옥동자", 주호영 "능력 발휘해 제대로 대응해야"
우원식 "강경화 효과 기대"…한국당은 예방 거절, 康 "다음에 또 올 것"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설승은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0일 국회를 찾아 인사청문회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며 외교부 쇄신을 위한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강 장관은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여야 지도부를 예방하고 "청문 과정에서 여야 간의 갈등 소재가 된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외교부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나가기 위해서 저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보수 야당이자 강 장관의 임명을 반대한 바른정당을 가장 먼저 찾았다.
그는 "능력이나 역량 면에서 의원님들이 많은 의문을 가지신 것이 당연할 것"이라면서 "청문회 준비를 하면서 2주라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명받자마자 (한미정상) 회담 준비 상황을 꼼꼼히 챙겨보고 있다. 두 정상 간 첫 만남으로 신뢰를 공고히 하는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며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와서 의원 여러분께 설명드리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역시 강 장관을 반대한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를 각각 만나서도 "청문회 과정에서 저의 미진함으로, 저의 부족함으로 많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부족한 부분에 대해 최대한 노력하고, 채워나가면서 우리 부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 난제를 헤쳐나가고 국제사회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외양을 넓히기 위해 외교부 쇄신이 필요하다"며 "쇄신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의원 여러분의 많은 지적과 지원이 필요하다. 자주 찾아뵙고, 우리 부 쇄신에 대해서도 많은 조언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에게는 "정치적 부담을 드린 데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한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청와대, 워싱턴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하자마자 '김상조 효과'라는 것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그에 못지않게 강경화 효과가 외교가에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란 기대를 전한다"고 격려했다.
박주선 위원장은 "난산에 옥동자가 나온다는 말이 있다"면서 "양파껍질 벗기듯 벗기다 보니, 이러쿵저러쿵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강 장관의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설정해 놓은 공약을 스스로 지키지 않았단 비난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억류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숨진 데 대해 "미국에서 북한에 대해 분노가 굉장히 커지고 있다"며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가 우려된다. 미국·중국을 설득할 일이 너무 많아서 장관이 하실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저희 국민의당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지 않았나"며 "어떤 우려의 목소리라고 생각하시고, 정말 능력으로 야당의 우려가 기우였단 것을 보여달라. 그 때 저희가 사과하겠다"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능력을 발휘해 국민과 야당이 가진 우려를 불식해주길 부탁한다"면서 "청와대 안보실이 주도하고 장관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가 있다는 점을 아시고, 제대로 대응해주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에 강 장관은 "웜비어 씨의 사망과 관련해선, 대통령이 가족과 국민에게 조전을 보냈고 우리가 여러 채널을 통해 위로와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면서 "억류자 문제가 더 이상 이슈가 안 됐으면 하는 게 저희의 바람이다. 이 문제는 미국 행정부와 저희가 같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들과 만나서도 "기본적으로 인도적인 사안으로 미국도 접근하고 있고, 대북정책의 변화라든가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게 미국 측 입장"이라며 "하지만 국민 정서에 대해선 저희도 십분 공감하고 대통령도 마음을 담은 조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면담을 끝으로 2시간가량의 국회 예방일정을 마무리 한 강 장관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만나지 못했다. 한국당이 강 장관의 예방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강 장관은 "오늘은 아닌 것 같다"면서 "다음에 또 올 것"이라고 말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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