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 주식투자' 코스피 신용융자 6년만에 4조원 돌파

입력 2017-06-21 06:11   수정 2017-06-2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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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 주식투자' 코스피 신용융자 6년만에 4조원 돌파

코스피·코스닥 신용거래융자 8조4천억원…연일 사상 최대치 경신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코스피가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를 돌파해 최고가 행진을 멈추지 않자 빚을 내 투자하려는 개인이 몰려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6년 만에 4조원을 넘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8조4천89억원으로 역대 최대로 집계됐다.

이 잔고는 지난 12일 8조1천183억원으로 종전 사상 최대치인 2015년 7월 27일의 8조734억원을 넘어선 뒤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주가 상승을 기대한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인 금액이다.

연초만 해도 6조8천83억원이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5개월여 만에 23.5%(1조6천6억원)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8일 이후 한 달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늘어났고 같은 달 12일부터 연일 연중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시장별 잔고는 유가증권시장 4조320억원, 코스닥시장 4조3천768억원이다.

특히 유가증권시장 잔고가 4조원을 넘은 건 6년 만이다. 이 시장 잔고는 2011년 5월 19일 5조3천279억원으로 최대를 기록하고서 주춤하다가 같은 해 8월 19일(4조173억원) 이후 4조원을 넘지 못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의 폭발적인 증가는 지난달 코스피가 6년 만에 지루한 '박스피'를 탈피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다 추가로 고점을 높여갈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정보기술(IT)·반도체 기업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신용거래융자 잔고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내놓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55곳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1조3천69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 실적보다 20.3% 증가한 수준이다. 3개월 전 전망치보다 5.7% 늘었다.

시장에선 코스피가 최근 조정을 거쳐 앞으로 견고한 상승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연내 코스피 최고 전망치로 2,600을 제시했고 유안타증권은 코스피가 하반기에 2,55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기업 이익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국내 정치 불확실성도 해소됐다"며 코스피가 연내 2,500선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수 상승이 수익률 증가로 반드시 이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과도한 신용융자 잔고 증가는 매물 출회로 이어질 수 있어 증시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시장이 오를 때는 상승 탄력을 높이지만 방향성이 바뀌어 하락장으로 돌변하면 대량 매물 출회로 하락 강도를 높일 수 있다"며 "방향성을 바꾸지는 않지만, 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최근 3개월간 코스피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시가총액도 커져 신용거래융자의 절대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며 "시가총액 내 신용거래융자 잔고의 비중이 높아지는지를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chom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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