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불편신고 전년보다 23% 늘어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 A씨는 남대문에서 광화문을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아탔다.
그러나 택시 기사는 미터기를 켜지 않고 운행한 뒤 목적지에 도착하자 A씨에게 요금 2만 원을 요구했다.
지난해 홍콩에서 방한한 관광객 B씨는 화장품 매장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
계산 후 영수증을 살펴보니 상품에 붙어있는 가격표보다 더 비싸게 계산돼 있었다.
점원에게 문제를 제기했더니 '상품에 가격을 잘못 붙였다'고 말했지만 B씨는 계속 속은 느낌이 들었다.
이처럼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1천700만 명을 돌파할 만큼 국내 관광산업이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바가지요금이나 불친절 등 관광객들의 불편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작년 불편신고센터에 접수된 관광 불편신고는 총 1천310건으로 전년보다 249건(23.4%) 늘었다.
유형별로 보면 쇼핑 관련 불편신고가 342건으로 28.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면세점 등에 외국인 관광객이 넘쳐날 정도로 한국이 쇼핑관광지로 자리 잡으면서 더불어 불만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쇼핑 관련 불만을 구체적으로 보면 가격 시비(22.8%)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부가세 환급(21.3%), 불친절(10.2%)의 순이었다.
가격 시비는 카드 결제나 수량 입력의 오류로 이중 결제가 된 경우, 가격 표시가 잘못된 경우, 강매하거나 바가지요금을 요구하는 경우였다.
부가세 환급 관련 불편으로는 부가세 환급 신청 절차를 모두 끝냈는데도 여전히 공제 금액이 청구된 경우, 환급 전표를 받지 못해 환급 신청을 아예 하지 못한 경우 등이 있었다.
불친절도 문제가 됐다.
외국인을 차별대우하거나, 한국어로만 얘기하는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욕을 들었다는 외국인 관광객도 있었다.
쇼핑 다음은 택시 관련 불편신고가 164건(13.7%)으로 2위를 차지했다.
택시 불편신고 중에는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을 요구하는 등의 '부당요금 징수·미터기 사용 거부'가 47.0%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난폭운전·우회운전(15.2%), 운전사 불친절(12.2%) 관련 불만도 상당했다.
특히 택시 기사들은 과속을 하면서 통화하거나 부당요금에 대해 승객이 항의하면 욕설을 하는 등 자칫하면 관광객이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부당요금이나 호객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캠페인과 모니터링 등을 실시하고 있다"며 "특히 민원이 많은 택시의 경우에는 지원을 감축하는 등의 처벌도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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