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세무서 세수 50년 만에 69억원에서 11조5천억원으로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전국에서 국세 수입을 가장 많이 올린 세무서로 1960∼1970년대 울산세무서에서 1980년대 강남세무서, 1990년대 여의도에서 2000년대 남대문, 영등포세무서로 변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경제·사회 구조 변화와 발맞춰 국세 수입 1위 세무서도 계속해서 변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국세청이 개청한 1966년 영등포세무서가 세수 69억4천억원을 거둬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걷는 세무서로 꼽혔다.
조선맥주, 동양맥주 등 본사가 영등포세무서 관할 지역에 있어 주세가 많이 걷혔던데다 당시 공업 발전을 이끈 구로공단을 영등포세무서가 담당하고 있던 덕분이다.
영등포세무서의 세수는 당시 전체 세수의 9.8%에 달했다.
대대적인 경제 발전과 산업화가 진행된 1970년대에는 울산세무서가 선두로 나섰다.
울산세무서는 1971년부터 1981년까지 무려 10년간 세수 1위 세무서 자리를 지켰다.
경제 개발로 석유 소비량이 늘어나며 대형 정유사, 석유화학단지가 몰려 있는 울산에서 세금이 많이 걷힌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1980년대 중반 바뀌기 시작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강남권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다.
한국전력[015760] 등 대형 법인의 법인세가 늘고 강남권 사업자들의 부가가치세 세수가 꾸준히 늘며 1986년 강남세무서가 처음으로 선두에 나섰다.
강남세무서는 1986년 외에도 1987년, 1989∼1992년 연속해서 세수 1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1989년에는 단일 세무서로선 처음으로 세수 1조원(1조166억5천9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증권 시장이 활황을 이루던 1990년대 중반에는 증권거래세 세수가 높은 지역이 1위를 차지했다.
대표적인 것이 1994∼1995년 세수 1위를 차지한 여의도세무서다.
이후 조선업 경기가 호황을 보이자 1996∼1998년에는 울산세무서에 1위 자리를 넘겨줬다.
2000년대 중반으로 넘어와서는 금융회사 본사가 밀집한 영등포세무서, 대기업 본사가 몰려 있는 남대문세무서가 세수 1위 자리를 나눠 가졌다.
2004년 울산을 마지막으로 2005∼2009년 남대문이, 2010∼2014년에는 영등포세무서가 전국 국세 수입 1위 세무서 자리에 올랐다.
가장 최근인 2015년 전국에서 국세 수입을 가장 많이 올린 세무서는 부산 수영세무서였다.
국세 수입 1위 세무서로 비서울권 지역 세무서가 오른 것은 2004년(울산)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었다.
영등포세무서 관할이던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거래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이 부산으로 이전한 영향이다.
2015년 수영세무서가 걷은 세금은 11조4천792억4천800만원으로, 국세청 개청한 첫해 1위 세무서의 세수보다 무려 1천655배 늘었다.
porqu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