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수도 런던에서 하루 3.5건의 이슬람 혐오(이슬라모포비아) 성격의 증오범죄가 일어난다고 진보성향 영국 일간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9일 자정께 백인 남성 대런 오즈번(47)은 런던 북부 핀스버리파크 모스크(이슬람 사원) 인근에서 라마단(이슬람 성월) 저녁기도를 마치고 나온 무슬림(이슬람 교도)들을 향해 밴 차량을 돌진해 1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가디언은 2016년 4월~2017년 3월까지 수도 런던경찰청에 모두 1천260건의 이슬람 혐오 성격의 증오범죄가 기록됐다고 보도했다.
2012년 4월~2013년 3월 343건에 그쳤던 이 건수가 꾸준히 증가해 2015년 4~2016년 3월에 1천109건으로 1천건을 넘어섰다. 이어 지난 3월까지 1년간 14% 증가한 것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가 발생한 직후에는 이 범죄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슬람 혐오 증오범죄를 집계하는 시민단체 MAMA에 따르면 지난달 맨체스터 공연장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한 직후 1주일 동안 맨체스터에서 보고된 무슬림 증오범죄는 139건으로, 테러 발생 이전 1주일의 25건과 비교하면 가파르게 증가했다.
가디언은 영국 내무부 통계를 인용해 올해 3월까지 1년간 영국 전역에서 백인 113명이 테러와 관련된 혐의로 체포돼 전년의 68명보다 66%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수치는 극우주의자와 무슬림으로 개종한 백인을 구분하지 않아 이슬람 극단주의에 영향을 받은 백인 테러 관련 혐의자가 포함돼 있을 수 있다.
영국 언론들은 이번 반(反)이슬람 테러가 발생하자 무슬림들 사이에서 증오범죄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ju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