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을 찾아라"…미 샌디에이고는 바이오기업 '네트워킹' 무대

입력 2017-06-21 10:33  

"짝을 찾아라"…미 샌디에이고는 바이오기업 '네트워킹' 무대

4천개 업체, 미팅만 4만회 예약…주최측도 세심한 배려

(샌디에이고=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세계적인 바이오산업박람회인 '바이오USA'는 기업들의 짝짓기 무대이기도 하다.

신생·중소 바이오기업이 다국적제약사, 투자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투자 유치, 연구개발 파트너십 체결 등의 기회를 찾는 것이다. 다국적제약사로서는 유망한 후보물질을 보유한 중소 바이오기업을 찾아 사업을 확대할 수 있고, 바이오기업은 다국적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어 '윈윈'이 된다.

우리나라 바이오 업체들도 더 많은 만남을 위해 30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며 해외 네트워킹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샌디에이고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7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 부스를 차린 1천800개 기업은 물론, 단순 참가한 4천개 이상의 기업은 사업의 '돌파구'(Breakthrough)를 위한 기회를 잡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돌파구'는 올해 행사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미국 바이오기술 산업기구(BIO)가 미국 내 주요 도시를 돌아가며 매년 주최하는 이 행사는 전 세계 바이오 업체들이 다른 업체와 투자자, 공공기관 등을 한꺼번에 만날 기회다. 행사 참가자만 1만6천명에 달한다.

수많은 기업이 파트너링 미팅에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만명이 넘는 바이오 업계 관계자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소규모 바이오 기업의 경우 연구개발 성과를 알려 다국적제약사와 파트너십을 맺거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미팅에 더욱 공을 들이는 편이다.

주최 측 역시 행사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 1순위로 '일대일 만남을 통해 사업 파트너를 찾고,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파트너링 미팅을 장려하고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주는 등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다.





실제 행사장 중앙에 기업 간 만남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조성됐다. 5~6명 정도 들어가면 꽉 찰듯한 아주 작은 방이 640개 정도다. 방에는 커튼을 쳐 독립성을 보장했다. 양복 차림의 비즈니스맨들이 이곳을 수없이 들락거렸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에서 4만여 회 이상의 업체 간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체 간 만남은 행사 전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공식 홈페이지에서 미리 정해진다. 각 업체가 홈페이지에 등록한 간략한 소개 등을 보고 흥미를 느낀 다른 업체나 투자자들이 만남을 요청해 서로 일정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만남은 대개 30분 단위로 진행된다. 서로 충분한 대화를 주고받으면서도 제한된 일정 속에서 최대한 많은 만남을 갖기 위한 일종의 접점을 찾은 시간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귀띔했다.

행사에 참여한 100여개의 국내 업체들도 해외 네트워크 확충, 다국적제약사와의 협력 등을 위해 적극적인 만남을 이어가고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0~50여개 기업과 셀트리온은 80여개 기업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고, 부스 없이 참가한 바이오 기업도 적지 않은 기업과 만날 전망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이번 행사에서 30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20여개의 다국적제약사와 만날 예정"이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역시 네트워크 확충과 투자 유치를 위한 미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은 한국바이오협회의 한국관, 보건산업진흥원의 바이오코리아 부스와는 별개로 독자 부스를 꾸렸다.

김태억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본부장은 "기술수출, 투자 유치 등을 목적으로 다양한 만남을 진행 중"이라며 "이미 5개 해외 벤처캐피탈과 만나는 등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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