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LG 트윈스의 내야수 손주인(34)은 최근 헬멧에 사진 한 장을 붙였다.
갓 두 돌이 지난 딸 다은양 사진이다. 손주인은 그날로 '슈퍼맨'이 됐다.
손주인은 사진을 부착하고 나선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484(31타수 15안타) 2홈런 11타점을 쓸어담았다.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로부터 시즌 2호 홈런을 뽑아냈다.
LG의 대역전극이 펼쳐진 1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으로 결승점까지 올렸다.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손주인은 딸 사진을 언급하자 무척이나 당황해했다.
남들 눈에 띄지 않게 헬멧 안쪽에 붙였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그걸 더 궁금해했다.
많고 많은 사진 중에 하필이면 딸의 증명사진을 붙였을 정도로 답변도 멋이 없었다.
"하도 부진하니까 (서용빈) 타격코치님이 헬멧에 딸 사진을 붙여보라고 권하셨다"고 곧이곧대로 답했다.
아내 김지현씨와 2015년 태어난 천사 같은 딸 다은양은 그가 야구를 하는 이유다.
후배들과 치열한 포지션 경쟁에다 5월 타율 0.250의 부진에 시달릴 때도 그는 가족을 생각하면서 힘을 냈다.
그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근래 운동량을 굉장히 많이 늘렸다"며 "많이 치고 웨이트트레이닝도 소화하면서 타격감이 올라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손주인에 대해 "스윙 스피드가 예전보다 더 빨라졌다"며 "손주인이 9번 타자 역할을 잘해주면서 경기를 풀어가기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했다.
하지만 손주인은 '공포의 9번 타자'가 됐다는 말에는 손을 저었다.
그는 "최근 들어 타격감도 좋아지고 기회도 많이 와서 타점도 올리긴 했지만, 내가 이 팀에서 해야 할 역할은 그런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수비라고 생각한다. 수비는 한 번만 실수해도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수비와 팀 배팅, 작전 수행 능력 등에 더 충실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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