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의 대단한 역사'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가고 아침식사를 한다. 몸을 씻고 입을 옷을 고르고 다른 사람과 소통한다. 함께 식사하고 술을 마신 뒤 양치하고 침대에 들어가 자명종을 맞추고 잠을 잔다.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지만 이런 일상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신간 '소소한 일상의 대단한 역사'(와이즈베리 펴냄)는 제목 그대로 우리의 소소한 일상에 오랜 세대에 걸쳐 형성된 역사가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거창하고 심각한 역사가 아니라 석기 시대인의 충치 치료나 로마의 목욕탕, 중세의 똥지게꾼, 빅토리아시대의 하수구, 미국의 비밀주점 같은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미시사적 상식들을 소개한다.
우리는 아침에 잠을 깨 일과를 시작하지만 인간이 처음부터 아침을 하루의 시작으로 삼았던 것은 아니다. 4천 년 전 바빌로니아인들은 해 질 녘을 하루의 시작으로 간주했다. 지금처럼 자정을 하루의 끝으로 보고 12시간 단위로 낮과 밤을 나누는 습관은 고대 로마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지금이야 위생적이고 편리한 화장실 시설이 집에 갖춰져 있지만, 이 역시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남녀용 이름이 달랐던 요강을 썼다. 고대 로마에는 '포리카'라고 불리는 공중변소가 있었다. 남녀가 엉덩이를 나란히 하고 앉을 수 있는 긴 벤치 모양으로 아래에는 하수도가 흐르고 있었다.
저자인 영국의 역사평론가 그레그 제너는 이런 식으로 아침을 먹고 옷을 입고 신문을 읽으며 술을 마시는 등 하루 일상의 시간 순서를 따라가며 역사 수다를 풀어놓는다.
저자는 "'현대인의 생활방식이 어디에서 비롯됐는가'라는 궁금증을 해소할 목적으로 이 책을 썼다"면서 "일상의 모든 것에는 우리 선조가 여러 세대에 걸쳐 쓴 스토리가 딸려 있다"고 말했다. 서정아 옮김. 480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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