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경찰이 폭죽과 불꽃 등 불법 화약류를 대량으로 폐기하는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나 주변 건물 17채가 손상됐다고 현지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 주 크부멘 시 경찰은 지난 19일 오후 시외곽 그멕섹티 마을 인근에서 약 287㎏ 상당의 불법 화약류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연중 최대 명절인 '이둘 피트리'(라마단 종료 축제)를 앞두고 시중에 유통된 무허가 폭죽과 불꽃을 대량으로 압수해 한 번에 처리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한 구경꾼이 대거 몰린 가운데 진행된 이 퍼포먼스는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처음에는 서서히 타오르던 화약이 온도가 높아지자 한꺼번에 발화하면서 상당한 규모의 폭발이 일어난 탓이다.
경찰 관계자는 "폭발 충격 때문에 100m 떨어진 주택의 천장이 깨져 내려앉는 등 건물 17채가 손상됐다. 다행히 곁에서 구경하던 여성 한 명이 쇼크로 병원으로 실려간 외에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손상된 건물 중에는 이슬람 사원도 있으며 유리창이 깨지는 것은 물론 벽에 금이 가기도 했다"면서 "모든 피해는 경찰이 책임지고 복구하겠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매년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을 앞두고 압수한 불법 주류 수천 병을 도로 공사용 증기 롤러로 밟아 터뜨리는 등 대민 홍보용 퍼포먼스를 자주 벌이지만 간혹 예상 못한 사고가 생긴다.
지난 2015년 3월초에는 서부 자카르타 지역 경찰이 마약류인 마리화나 3.3t과 메스암페타민(필로폰) 1.8㎏ 등을 경찰서 마당에서 불태우는 바람에 구경하던 사람들은 물론 인근 주택가 주민들이 집단으로 어지럼증 등 이상증세를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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