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판매 일당과 구매자 총 10명 구속 수사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위조 상태가 정교하지 않은 중국산 위조 달러를 두고 이를 판매한 일당과 구매자가 환불 문제로 다투다가 소문이 퍼지는 바람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에서 제작된 100달러권 위조지폐 300장을 국내로 들여와 유통한 혐의(위조통화 취득·행사)로 이모(53)씨와 최모(57)씨 등 일당 7명과 위폐 구매자 배모(70)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와 최씨 등은 지난해 11월 중국 현지에서 미화 100달러권 위조지폐 300장을 150만원에 사서 국내로 들여와 서울 종로3가와 용산 일대에서 실제 100달러의 절반 정도 가격에 팔아치운 혐의를 받는다.
상품권 도매업을 하던 이씨는 빚 1억원을 갚으려고 최씨와 논의하던 중 한 중국인으로부터 위조달러를 구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폐를 들여온 이들은 곧바로 구매자를 물색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충북에 사찰을 지으려던 군소 종파 스님 배씨가 나타났고, 지난해 12월 초 500만원을 주고 100달러권 위폐 100매를 팔았다.
배씨는 이 위조지폐가 감별기를 통과할 수 있다고 듣고 구매했으나 직접 검사해보니 감별기를 통과하지 못하자 같은 달 25일 환불을 요구했다.
하지만 배씨는 이때 수중에 위폐 77장만 가지고 있었고, 이씨와 최씨는 애초 판매한 100장을 모두 가져와야 환불해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 간 다툼은 소문이 퍼지면서 결국 경찰에 흘러들어 갔고, 경찰은 위조지폐 반입·유통 일당과 구매자들을 붙잡았다.
조사 결과 이씨와 최씨는 애초 위폐 350만 달러(약 39억9천만원)를 들여오려고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 가져온 300장은 일종의 샘플이었다"며 "위조 수준이 정교하지 못하고 위폐 감별기도 통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배씨가 보관하던 77장을 회수했으며 나머지 위조지폐 223장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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