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협회 '하이브리드차의 비전' 주제 전문가 포럼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최근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주목받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HEV)가 계속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순수 전기차(EV) 등 다양한 친환경 차종이 동시에 활약해야 환경오염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21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비전을 주제로 'KAIDA 오토모티브 포럼'을 개최했다.
발표자로 나선 학계와 업계 인사들은 자동차 정책과 관련한 각국의 환경 규제에 맞는 최적의 기술이 하이브리드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여러 친환경차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나 소비자 편의, 비용, 인프라 등을 고려하면 하이브리드 기술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형철 한양대 교수는 하이브리드가 전기차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기술에 불과하지 않느냐는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전기차는 정부 보조금이 없다면 가격 경쟁력이 상당히 낮고 긴 후충전 시간, 짧은 주행거리 등으로 아직은 불편하다는 인식이 많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배터리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면 이런 불편이 사라지겠지만 아직 리튬이온을 넘어서는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주행하는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면 발전량이 현재의 2배가 되는데, 원자력과 화력 발전을 줄이는 상황에서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동차 업계는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 상당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친환경차 기술을 경쟁을 통해 승리자를 정하는 스포츠처럼 인식하지 말고 한데 어우러져 인류의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오케스트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디젤이나 가솔린 등 내연기관을 고효율로 개발하면 친환경차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
김재산 만도 상무는 "전통적 내연기관이 갖는 열효율 등 문제로 인해 엔진 자체로만 각국 규제를 해소하긴 어렵다"면서 "어떻게든 전동화가 이뤄져야 하며, 주류가 되는 형태는 소비자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한 도요타의 아베 시즈오 상무도 "미래의 이산화탄소 감축 기준을 고려하면 내연기관이 아닌 수단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소비자의 선택권을 위해 하이브리드를 기반으로 하는 여러 기술을 전방위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베 상무는 순수 전기차의 경우 가격 경쟁력과 인프라 등 문제로 인해 보급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당분간 주력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가솔린-하이브리드보다 연비가 좋은 디젤-하이브리드가 상용화되지 못하는 이유로 경제성을 꼽았다.
디젤과 가솔린-하이브리드차를 갖춘 완성차 업체는 연구개발 1∼2년 만에 디젤-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지만, 일반 가솔린 모델보다 최대 700만원가량 비싼 가격 때문에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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