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해역 심해도 수색해야…수색선 동승 건의했는데 정부가 거절"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양지웅 기자 = 남대서양에 침몰한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들은 21일 "사고 선박과 같은 종류의 선박이 한국에 28척이나 더 있다"며 이들 선박을 정밀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이날 종로구 연건동 4·16연대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고 선박은 단일선체 유조선을 중국에서 개조한 것으로 전 세계에 50척, 국내에 28척이 있고 그중 18척을 스텔라데이지호 선사 폴라리스쉬핑이 보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2차, 3차 피해를 막기 위해 조사가 필요하며 문제가 있다면 운항을 금지해야 한다"며 "언제 어디서 가라앉아도 이상하지 않을 불량 노후 선박을 굴려서 돈을 벌겠다는 선사도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폴라리스쉬핑은 사건이 발생한 지 12시간이 지나 신고했지만 처벌받지 않는다"며 "스텔라데이지호 소유주는 마셜제도의 페이퍼컴퍼니이고 실소유주인 폴라리스쉬핑은 대여자로서 신고 의무가 없어서 그렇다"고 비판했다.
가족들은 또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심해수색장비를 해양수산부에 얘기했더니 해수부는 해수면과 심해 수색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식으로 답했다"며 "어쩔 수 없이 해수면을 택했지만, 원인을 밝히려면 심해수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족들은 "수색에 도움이라도 되고자 수색선에 동승하겠다고 건의했지만 단칼에 거절당했다"며 "우리는 관광을 가려는 것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세종로의 '광화문1번가'에서 수색 재개와 관련한 제1차 새정부 합동브리핑을 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의 표류예측시스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실종 인근 해역 가로 220㎞, 세로 130㎞ 등 총 2만8천600㎢ 구역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겠다고 밝혔다.
스텔라데이지호는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t을 싣고 중국으로 항해하던 중 지난 3월 31일 "물이 샌다"는 메시지를 보낸 뒤 소식이 끊겼다. 필리핀인 선원 2명은 구조됐지만, 선장을 비롯한 한국인 8명과 필리핀인 14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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