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슈퍼모델 지젤 번천이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의 지지를 확보해 아마존 열대우림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통신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번천은 지난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테메르 대통령에게 의회에 상정된 아마존 산림개발 계획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공개 탄원했다.
세계자연기금(WWF)의 오랜 후원자인 번천은 트위터에서 "대지를 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임무"라며 테메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에 테메르 대통령은 지젤의 부탁에 화답하듯 해당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테메르 대통령은 과거 기업식 농업 찬성론자를 각료로 임명하고, 환경부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등 환경 보호와 거리가 먼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 번천의 탄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아마존 내 환경보호구역 60만 헥타르(㏊)를 벌목, 채굴, 농업 등의 목적으로 용도 전환하는 내용이 담긴 이 법안은 지난달 의회에서 통과됐다.
그러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브라질 환경부는 아마존 환경보호구역 면적을 줄이는 내용의 새로운 법안을 상정하겠다는 계획이어서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일각에선 테메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WWF의 한 관계자는 테메르 대통령이 노르웨이 방문을 앞두고 환경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책임을 피하려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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