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평가 바뀐 영어 변별력 없어…1등급 인원 주요 10개大 정원보다 많아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이달 1일 치러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결과가 21일 공개된 가운데 올해 수능이 사실상 국어·수학·탐구 영역 시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영역에서 예상대로 1등급 학생수가 4만명을 상회, 상위권에서는 변별력이 없어졌고 이를 보완하려는 듯 국어·수학영역이 어렵게 출제됐기 때문이다.
21일 입시전문가들에 따르면 6월 모의평가 시험영역 가운데 국어영역의 변별력 강화가 가장 두드러졌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선택형 수능체계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후 수능과 비교해 이번 6월 모의평가 국어영역이 가장 어렵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3점에 달했고, 최고점자 비율은 0.14%(723명)였다. 2005학년도 이후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대였던 적은 2009학년도와 2011학년도(각 140점) 두 번 뿐이다.
다만, 수학영역은 모의평가의 변별력이 높아진 것은 물론, 자연계 학생들이 주로 보는 가형과 인문계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나형 가운데 입시전략에 따라 응시영역을 바꾸는 학생들도 있어 실제 수능에서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6월 모의평가 수학 가형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8점까지 상승(지난해 수능 130점)하는 등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의 변별력이 커졌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6월 모의평가에서 60.6%였던 수학 나형 응시자 비율이 실제 수능에서는 70% 가까이로 늘어날 것"이라며 "수학 가형에서 상위 등급을 받기 상당히 어려울 전망이므로 모의평가에서 가형 5등급 이하를 받은 수험생은 나형으로 바꿔 응시할지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6월 모의평가에서는) 자연계열 학생중 중위권 학생들의 수학 나형 이동 현상이 예년보다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정시모집에서는 자연계열 학생 증가로 자연계 모집단위 경쟁률이 작년보다 전반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기하와 벡터 등 6월 모의평가에 포함되지 않았던 단원이 있는 수학 과목에서 남은 기간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따라 모의평가와 수능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탐구영역 역시 사탐·과탐 17개 과목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려웠다.
이 가운데 지난해 67점이었던 지구과학Ⅱ와 71점이었던 물리Ⅱ 표준점수 최고점은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 81점까지 올라갔다.
올해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영역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은 모두 4만2천183명이었는데 이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주요 10개 대학 모집인원(3만3천600여명)보다 많아 상위권 변별력이 거의 없다고 입시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만, 영어영역의 난이도 조절이 실패할 경우 예상치 못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10년간의 수능 결과를 바탕으로 보면 2011학년도 수능에서는 영어영역 90점 이상이 2만8천500여명이었으나 이듬해인 2012학년도 수능에서는 11만7천500여명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영덕 소장은 "과학탐구는 고려대·연세대 등의 정시 반영 비율이 높아 당락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영어에 자신이 있으면 다른 영역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만기 소장은 "국어·영어는 EBS 교재 지문, 수학은 EBS 교재 문제 유형, 탐구는 EBS 교재의 도표·그래프·사진 등을 중심으로 학습해야 한다"며 "탐구영역의 경우 상위권 학생은 지나치게 쉬운 과목을 선택하면 한 문제로 백분위 차이가 크게 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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