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윌리엄스 옥스퍼드大 명예교수 '마음챙김 워크북'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일이 삶을 너무 지배하면 인생의 다른 부분을 즐길 수 없게 됩니다. 일은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삶에서 적절한 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불교의 '마음챙김'에 근거한 인지치료 프로그램인 MBCT(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를 개발한 마크 윌리엄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임상심리학과 명예교수는 21일 종로구 인사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현대인들이 너무 바쁘다"며 "많은 사람은 삶의 문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일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웨덴, 덴마크, 독일 등 유럽 국가와 중국, 대만, 일본에 이어 한국을 방문했지만, 지역 간 우울증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며 "전 세계가 경제적 성공을 해야 한다는 긴장감에 압도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우울증을 겪고, 우울증이라는 자체를 수치스러워하며 혼자 감내하다 끝내 자살에 이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WHO의 '세계질병평가'(GHE)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세계 우울증 환자는 3억2천200만 명으로, 2005년에 견줘 18% 이상 늘었다.
그는 번아웃(burnout·소진)을 극복하는 해법으로 명상을 제안했다.
마음챙김을 통해 우울해지기 전에 자신의 기분 변화를 명료하게, 빨리 알아챈다면 기분이 더욱 추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윌리엄스 교수는 "MBCT는 불교 명상수련에 뿌리를 둔다"면서도 "불교적 해탈이나 깨달음(enlightment)이 아니라 그 순간의 '깨어있음'(awakeness)을 통해 우울감을 감소하는 데 초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울증을 극복하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면 지속할 것을 권한다"며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갑자기 끊어서도 안 된다. MBCT는 약물 복용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대안책"이라고 덧붙였다.
MBCT는 1970년대 존 카밧진 박사가 창시한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 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을 계승·발전시킨 우울증 치료법이다.
마크 윌리엄스 교수와 존 티즈테일 전 옥스퍼드대 정신의학과 연구원, 진델 시걸 캐나다 토론토대학 심리학과 석좌교수가 1992년 연구를 시작해 2000년 첫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MBCT를 우울증 재발을 예방하는 1차 치료로 권장하고 있다.
신간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 극복을 위한 8주 마음챙김 워크북'을 들고 한국을 처음으로 찾은 윌리엄스 교수는 한국 MBSR연구소 주최로 오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강연을 한다.
또 23∼28일 서울 강남구 탄허기념박물관에서 직접 마음챙김 명상을 지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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