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5월 브레시아 폭탄테러 연루자 2명, 죄값 치르게 돼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1974년 이탈리아 북부 브레시아에서 일어난 끔찍한 폭탄 테러에 연루된 용의자들이 43년 만에 법의 단죄를 받게 됐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대법원은 20일 카를로 마지(82)와 마우리치오 트라몬테(64)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네오파시즘 조직에 속해 있던 이들은 1974년 5월 28일 브레시아 중심 광장에서 열린 반(反) 파시스트 집회 현장에 폭탄을 설치하는 데 관여해 8명을 죽게 하고, 102명을 다치게 한 혐의가 인정됐다.
최종심이 확정되기 전에는 감옥에 갈 필요가 없는 이탈리아 법에 따라 두 사람은 사건 발생 43년 만에 죄값을 치르게 됐으나, 마지는 고령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가택 연금에 처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피고인 트라몬테는 판결 직후 해외 도피를 시도하다 21일 포르투갈 파티마에서 당국에 체포됐다고 ANSA통신은 보도했다.
당시 테러로 아내를 잃은 브레시아 희생자 유가족협회의 만리오 밀라니 대표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뒤 "이번 판결은 반국가에 대한 국가의 승리"라며 "중요한 것은 정의가 실현됐다는 것"이라며 환영을 표현했다.
한편, 브레시아 테러는 정치적 테러가 빈발해 소위 '납의 시대'로 불리는 이탈리아 현대사의 암흑기에 일어난 사건 가운데에서 1980년 볼로냐 중앙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와 함께 가장 끔찍한 테러로 꼽힌다. 이 테러의 주범은 재판 도중 다른 네오파시스트에게 살해 당했다.
196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이탈리아 '납의 시대'에는 5천여 건의 정치테러가 일어나 약 455명이 죽고, 4천5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추산된다. 볼로냐 중앙역 폭발 사고로는 85명이 사망하고, 약 200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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