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화폐 아니라 보증 못 받아…다단계 유사코인 조심"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2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량이 급증하는 등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인다면서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안내했다.
가상화폐는 아직 법정화폐가 아니다. 우리나라 정부는 물론 세계 어느 나라 정부로부터도 보증을 받지 않았다. 가상화폐 취급업자에게 맡긴 계정 잔액은 예금보호 대상이 아니다.
금감원은 "사용 잔액을 환급하거나 현금 또는 예금으로 교환이 보장되지 않아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이나 전자화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상화폐는 가치 급변동의 위험이 크다. 공인된 금융투자상품이 아닌 만큼, 가치가 급등락할 경우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가 없다.
특히 해킹 등 전산 사고나 국내·외 규제 환경의 변화가 가상화폐 가치에 부정적인 미칠 가능성이 있다.
사용 가치가 있는 실물자산이나 장래 수익 흐름이 있는 금융상품과 달리 거래 상황에 따라 가상화폐의 가격이 요동칠 수도 있다.
금감원은 "오늘 가상화폐를 지급수단으로 받아들인 거래 상대방이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가상화폐는 주로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뒀다. 거래 기록을 중앙 서버에 저장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데이터를 일종의 묶음(블록) 형식으로 거래 참여자의 모든 컴퓨터에 분산 저장하는 기술이다.
이 때문에 해당 구조와 작동 원리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은 소스코드를 제삼자에게 공개하지만,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다단계 유사코인'은 조심해야 한다.
금감원은 "사적으로 유사코인을 발행·유통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 덕에 가상화폐는 해킹이 어렵다고 하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가상화폐 취급업자의 전산시스템이 취약하면 가상화폐 금액과 거래내용 등이 기록된 고객 원장이 해킹으로 위·변조될 위험이 있다.
게다가 가상통화 취급업자가 관리하는 암호키가 유실되면 가상화폐 자체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금감원은 "우리나라는 가상화폐의 발행량 대비 거래량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해외 시장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등 시장 과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키 관리 원칙을 세우지 않은 업자가 해킹 공격을 받아 가상화폐가 유실된 사례가 발생했으며, 사고 발생에 따른 손실을 이용자에게 전가하기도 했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금감원은 "거래 전에 해킹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업자가 적절히 책임을 부담할 것인지 약관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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