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영상테마파크서 다수 시민 매몰 상황 가정 도시탐색구조훈련
(합천=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TNT 폭약 50Mt(메가톤)이 도심 한복판에서 터진다면 어떻게 될까.
중앙119구조본부는 22일 경남 합천군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규모 7.5의 지진으로 다수 시민이 매몰된 상황을 가정해 도시탐색구조훈련을 했다.
이날 훈련은 테마파크 내 영화 '포화 속으로' 촬영 세트장에서 진행됐다.
폭격으로 폐허가 된 도심을 재현한 이 세트장은 TNT 폭약 50Mt 이상 위력이라는 규모 7.5 지진 발생 상황을 가정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였다.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에도 구조본부 대원 20여명은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안전모를 쓴 채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전념했다.
국민안전처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규모 7의 지진 발생 시 275만여명이 숨지고 경제적 손실액은 약 2천848조원에 달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반영한 듯 훈련장에는 실전을 방불케 하는 긴장감이 돌았다.
건물안전평가, 육안 탐색, 장애물 제거, 부상자 구조 순으로 진행된 훈련에서 대원들의 여유와 웃음은 찾아볼 수 없었다.
훈련 과정에서 작은 실수만 나와도 대원들을 향한 팀장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부상자가 건물 벽 근처에 쓰러졌을 수도 있으니 전기톱으로 벽을 잘라 들어내고 내부로 진입한다. 건물 붕괴 가능성을 먼저 살펴보고 진입로를 확보해 부상자가 있는 곳까지 진입할 수 있도록 전원 신속히 움직이기 바란다."
훈련 장소인 3층 규모 건물의 붕괴 가능성과 진입로 확보, 부상자 확인을 끝낸 대원들은 수평천공(벽에 구멍을 뚫는 것)으로 내부 진입을 시도했다.
부상자의 정확한 위치 파악에 실패했다는 가정하에 장비를 동원해 벽을 삼각형 모양으로 잘라 밖으로 들어낸 뒤 내부로 진입했다.
먼저 대원들은 드릴로 30㎝ 두께 벽에 구멍을 낸 뒤 벽 안으로 내시경 카메라를 집어넣어 현 상황을 파악했다.
이후 콘크리트 절단용 전기톱으로 벽을 잘라냈다. 벽을 잘라내는 동안 흩날린 희뿌연 먼지 사이로 부상자 위치가 파악되자 우선 말을 걸어 의사소통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부상자가 건물 파편에 깔렸다는 게 확인되자 신속하게 들것을 들고 진입해 부상자를 밖으로 끌어냈다.
건물 도착부터 부상자 이송까지 전 과정이 끝나는 데에는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뙤약볕 아래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한 대원들은 훈련이 끝나기가 무섭게 쓰러지듯 주저앉거나 물로 목과 얼굴을 적셨다.
구조본부 관계자는 "항상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 어떤 환경에서든 시민을 구조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실전 같은 훈련을 통해 현장대응능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구조본부는 이번 달 30일까지 매주 두 차례에 걸쳐 테마파크에서 구조훈련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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