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200여년 전 고서(古書) 속 이야기로만 전해져 오다 최근 발견된 전남 해남 두륜산 흔들바위(動石)가 탐방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두륜산 흔들바위는 지난달 말 해남군 관광지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두륜산 위험구간 조사 과정에서 발견했다.
한국의 다성(茶聖)으로 불리는 초의(草衣) 의순(意恂·1786∼1866)이 해남 대흥사의 역사와 사적을 기록한 책 대둔사지(大芚寺誌, 1816년 발행)의 유관(幽觀)편에 언급된 바위로 추정된다.
책에는 "동석(動石)은 북암 뒤편에 있으며 천인이 밟으면(밀면) 움직이지 않지만, 한사람이 밟으면 움직인다(動石,在北菴之後一人踐之而動千人踐之而不加動)"고 쓰여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수목 등에 덮여 사람 눈에 띄지 않다가 대둔사지 책 발간 200여년 만에 다시 발견됐다.
위치는 두륜산 오심재에서 노승봉으로 올라가는 능선 등산로의 전망대 바위 남동쪽 20여m 떨어진 곳이다.
둘레 10여m 크기로 밑에 작은 돌들이 괴어진 상태에서 서쪽 벼랑을 향해 굴러내릴 듯한 모습으로 놓여 있다.
대둔사지에는 '1인이 밟으면 움직인다'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여러 사람이 바위를 밀어도 거의 미동조차 없다.
책의 표현에 대해 해남군은 "과거에는 바위가 흔들려 이를 문학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지만 정확한 뜻을 잘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흔들바위에서는 향로봉, 북미륵암, 대흥사 등 두륜산 전경이 한눈에 보이고 멀리 진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소문으로만 전해오던 흔들바위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이를 구경하려는 탐방객들의 발걸음도 늘고 있다.
도립공원인 두륜산은 유명 사찰 대흥사까지 있어 많을 때는 하루 1만명도 넘는 인파가 찾기도 한다.
해남군 관계자는 24일 "흔들바위 발견으로 더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다"며 "일반인은 물론 방송 등 언론의 취재 문의도 빗발치고 흔들바위만 구경하려는 탐방객도 연일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해남군은 흔들바위를 탐방 명소로 가꾸기 위해 다음 주까지 흔들바위 유래와 발견 경위 등을 적은 안내판을 설치할 예정이다.
탐방·등산로 정비, 흔들바위 주변 가드레일 설치 등 안전시설도 갖춘다.
해남군 관계자는 "1인이 밀면 움직인다는 말을 확인하려다 자칫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바위를 미는 등의 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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