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나용찬(64) 충북 괴산군수의 첫 공판이 23일 오전 청주지법에서 열렸다.
나 군수는 이날 청주지법 형사합의11부(이현우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변호인 등과 출석, 선거법 위반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나 군수는 지난해 12월 14일께 선진지 견학을 가는 A 단체의 관광버스에 올라가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한 뒤, 이 단체 여성국장 B씨에게 찬조금 명목으로 현금 20만원을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B씨는 검찰 조사에서 나 군수가 '커피값으로 사용하라'는 취지로 돈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B씨의 진술과 정황 증거를 토대로 나 군수의 찬조금 제공을 기부행위로 판단했다.
검찰은 또 선거를 앞두고 이 일이 불거지자 나 군수가 기자회견을 해 '돈을 빌려준 것에 불과하다'고 밝힌 것을 두고 당선 목적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추가해 기소했다.
하지만 나 군수의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B씨에게 돈을 빌려준 게 맞고, 따라서 기자회견 내용도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혐의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다음 심리는 2주 뒤인 다음 달 7일 오후 2시 30분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 때 검찰에서 요청한 핵심 증인 2명에 대한 신문을 예고했다.
나 군수는 공판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에게 "모두가 제 부덕의 소치"라며 "재판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 (재판과 상관없이)군정을 소신껏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 공표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나 군수는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나 군수는 지난 4월 12일 치러진 괴산군수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했다.
괴산군수 보선은 수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임각수 전 군수가 직위를 상실해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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